[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BYN블랙야크가 친환경 아웃도어그룹으로의 변신을 꾀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국내 아웃도어 열풍이 식으면서 치열해진 경쟁구도를 돌파하려는 특단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젊은 소비자층을 주축으로 가치소비가 유행을 타면서 BYN블랙야크의 리(Re)브랜딩 전략이 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BYN블랙야크는 아웃도어 브랜드인 '블랙야크'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2010년 중반까지 국내에서 신드롬에 가깝게 불던 등산 열풍에 편승해 고속성장을 이어왔던 이 회사는 수많은 경쟁기업들의 난립과 아웃도어 소비마저 주춤해지며 최근에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이 회사의 경영실적을 보면 정점을 찍었던 2015년 별도매출 5065억원을 달성했지만 작년에는 3770억원으로 불과 7년 사이에 26% 역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327억원에서 76억원으로 77%나 쪼그라들었다.
새로운 변화가 절실했던 BYN블랙야크가 승부수로 택한 건 친환경 전략이다.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은 올해 3월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새로운 비전으로 '글로벌 NO1.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아웃도어그룹으로의 도약'을 제시했다.
시장에선 이를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치소비를 잡기 위해 기업 이미지를 리브랜딩하고 이를 매출 성장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가치소비란 소비자가 광고나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제품을 구매하는 합리적인 소비 방식을 말한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도 환경친화적인 제품에 가치를 두는 소비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선제적인 기업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BYN블랙야크는 현재 국내 패션업계 중 친환경소재를 활용한 제품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이미 2020년 화학섬유제조기업인 티케이케미칼과 업무 협약을 통해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제품생산과 소비로 이어지는 '페트병 자원순환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9월에는 효성티앤씨와 손잡고 폐트병 재활용 제품의 고도화(고기능성 아웃도어 생산)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재활용패션 제품 시장화도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BYN블랙야크는 페트병 재활용을 통해 제작한 패션제품에 '플러스틱(PLUSTIC)'이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지구에 플러스가 된다는 의미다. 이 회사는 재활용 패트병에서 뽑아낸 섬유을 가공해 처음 티셔츠를 생산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재킷과 패딩 등의 의류부터 가방과 모자, 목도리, 신발 등 전 품목으로 생산영역을 확대했다. 현재 BYN블랙야크가 생산한 전체 제품 가운데 플러스틱 비중이 시즌에 따라 최대 40% 안팎을 차지할 정도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패션산업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적되면서 내부적으로 친환경제품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며 "BYN블랙야크는 국내 패션업계에서 선제적으로 이를 주도하는 기업이지만 최근 경쟁사들도 이에 대한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독자적인 차별화를 지속할 수 있는지가 향후 성장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BYN블랙야크 관계자는 "당사는 자연과 공존을 본분으로 삼는 아웃도어기업으로 다양한 친환경 활동과 더불어 한 차원 높은 순환경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그 중에서도 페트병 재활용기술에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를 통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으로 친환경제품 비중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