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현대건설이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원전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주목도가 높아진 소형모듈원전(SMR)부터 대형원전까지 관련된 모든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원전관련 조직구조를 재정비하고 사내 최고 전문가를 수장으로 앉혔다.

현대건설은 올해 하반기부터 플랜트사업본부에서 독립한 '뉴 에너지(New Energy) 사업부'를 신설했다. 에너지 부문의 글로벌 사업 확대에 따른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뉴 에너지 사업부는 산하에 2실로 구성됐다. 신재생과 송·변전을 담당하는 에코원(ECO-One)사업실과 원전의 영업과 설계 등 전반을 모두 다루는 원자력사업실이다.

뉴 에너지 사업부 수장으로는 30년 넘게 국내‧외 원전 현장을 담당한 최영 전무가 맡았다. 최영 전무는 1965년생으로 경희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현대건설에는 1992년 입사했으며 줄곧 원전관련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현장 경험과 더불어 원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게 내부의 평이다. 그는 전라남도 영광군 소재의 한빛 원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업현장을 누볐다.

특히 2014년부터 신고리원자력 3, 4호기 현장소장을 비롯해, 2017년에는 UAE원전 현장소장으로 부임했다. UAE원전은 국내 최초의 수출 원전이기도 하다. 2020년 12월부터는 현대건설의 원자력사업단장을 맡으면 관련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올해 7월부터는 원전산업에 더욱 힘을 쏟기 위해 뉴 에너지부의 부장으로 올라섰다.

현대건설은 원자력 산업 분야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단순 시공을 넘어 설계와 해체까지 원전 전주기에서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투자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 전무는 원자력 사업단장 근무 시 다양한 성과를 거두며 현대건설의 원전 기술 경쟁력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을 받는다. 2021년 11월 미국 홀텍사와 SMR 공동개발, 공동 배치를 위한 글로벌 독점계약 체결을 이끌어 현대건설의 신성장 동력 확보에 기여했다.

이어 2022년 3월에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해외 원전(미국 인디안포인트) 해체에 참여해 기술도 축적했다. 같은 기간 홀텍과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구축에 관한 MOU를 체결해 글로벌 시장에서 민감하게 생각하는 원전 안전성도 미리 확보했다.

현대건설이 이처럼 뉴 에너지부를 창설하고 원전 관련 전담 조직을 재정비한 배경에는 최근 정부의 친원전 기조로 인한 원전 시장 확대 움직임에 대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달 7일 2010년 착공해 13년이 지난 신한울 2호기의 운영 허가를 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신규 원전을 가동하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운영 허가를 두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의결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졌다고 평가했다.

공사비만 약 2조~3조원에 달하는 신한울 3·4호기 주설비공사의 입찰전도 한창이다. 현대건설도 두산에너빌리티·포스코이앤씨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전에 참전할 예정이다. 원전 시공권을 하나만 수주하더라도 대단지 재건축 사업의 도급액 2~3곳과 맞먹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세계적인 원전 기업과 현대건설의 사업역량을 결합시켜 글로벌 원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를 위해 최근 에너지 담당 전담 조직을 창설하고 원전 전주기에 관한 경쟁력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