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KDB산업은행이 본점 기능 100%를 부산으로 이전하는 안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산업은행 노동조합이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노조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시 산업은행 기관손실이 7조원 발생하고, 국가 경제적으로도 15조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 노조와 한국재무학회는 3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재무학회는 산업은행 노조의 의뢰를 받아 올해 2월부터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국가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이번 발표는 산업은행이 최근 본점 기능을 통째로 부산으로 이전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최근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부산이전과 관련해 연구용역을 진행했는데,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은 필수 조직 외에 모든 기능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지역성장 중심형' 용역안을 채택한 바 있다.

재무학회는 산업은행 이전으로 산업은행 수익이 10년간 6조5337억원 감소하고, 신사옥 건설·주거비용 공급·출장비용 등 비용이 4702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누적 손실 규모 또한 1년차 3720억원에서 3년차 1조5020억원, 5년차 2조9390억원, 10년차 7조40억원 등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학회 측은 업무별 수익 감소분 계산은 대내외 설문조사를 통해 집계된 거래처 이탈률 및 직원 퇴사 영향 등을 반영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외부 금융기관 등 네트워크가 중요한 부서는 소통 감소 예상 비율 등을 추가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산업은행이 최근 3년 간 정부 배당금으로 1조2000억원을 지급하는 등 정부 재정 기여도가 높았는데, 부산 이전에 따른 손실 확대로 배당금 지급이 불가능해지면 정부 재정 악화를 초래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학회가 지난달 산업은행의 거래처 또는 협업기관 직원 9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산업은행 고객 및 협업기관 83.8%도 부산 이전에 반대했다. 찬성한 거래처 직원은 10.6%, 중립은 5.6%였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따른 업무 불편이 초래되면 타 금융기관과 거래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도 72.6%에 달했다.

이날 노조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에게 부산 이전 용역 결과에 대한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다. 김현준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노사 양측의 컨설팅 결과가 모두 나왔으니 공개토론회를 진행하자"며 "강석훈 산은 회장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