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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산은 부산 이전시 '파업·낙선운동' 예고
이성희 기자
2023.05.04 14:50:54
일방적 산업은행 이전기관 지정 규탄 기자회견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앞줄 왼쪽에서 일곱번째)이 '일방적 산업은행 이전기관 지정 윤석열정부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공공기관 지정에 대해 산업은행 노조를 비롯한 금융노조들이 강력 반발에 나섰다. 노조는 윤석열정부가 법 개정도 전에 행정절차를 마무리하는 탈법적 행위를 했다며 파업과 총선 낙선 운동 등 단체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정의연대는 4일 서울시청 앞에서 '일방적 산업은행 이전기관 지정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김현준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획재정위원회), 류기섭 공공연맹 위원장 겸 한국노총 사무총장, 우형찬 서울특별시의회 부의장, 김형선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 유희준 한국은행 노조위원장,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현행법(한국산업은행법 제3조1항) 상 '한국산업은행 본점 소재지를 서울특별시로 둔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대통령 말 한마디에 이전공공기관으로 고시하는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탈법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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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지난 2005년 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 등과 함께 '동북아 경제중심지 조성에 필수적인 기관'이라는 이유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전공공기관에서 제외됐다는 게 금융노조측 설명이다.


이번 산업은행의 '이전 공공기관' 지정이 노사협의를 거치지 않았단 점도 문제 삼았다. 


박 위원장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유관기관들에게 '기관 내부 노사협의를 통해' 이전기관지정을 신청하라고 안내했지만 어떠한 노사협의도 진행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김현준 위원장이 노사협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을 때 은행 경영진들이 합당한 근거도 없이 대화를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금융노조 관계자들은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될 경우 금융산업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이전 반대의 이유로 들었다. 산업은행이 시장형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여의도를 포함한 금융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바탕으로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자금지원이 절실한 구조조정 기업을 지원하는 '시장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산업은행이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이자 고객기업 대다수가 자리잡고 있는 여의도를 떠나 부산으로 이전함으로써 수익성이 나빠지고 업무 효율이 악화된다면 금융산업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가 흔들리게 되고 이에 따른 손실과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 위원장 겸 금융노조 수석 부위원장과 유희준 한국은행 노조 위원장도 참석해 산업은행 이전기관 지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산업은행이 이전할 경우 기업은행과 한국은행 등 국책은행은 물론 시중은행까지 이전하는 사태가 충분히 벌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형선 수석부위원장은 "서울을 국제금융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기에 이전기관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이라며 "산업은행을 시작으로 국책은행들이 이전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대한민국 금융산업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국토부가 지금이라도 산업은행 지방 이전이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최선인 지, 은행 공공성과 건전성을 해치지 않을 지, 국민과 근로자들을 희생시키지는 않을 지,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가져오지 않을지 정부와 국회, 학계 전문가, 은행 경영진과 노동조합 모두가 모여 깊이 있는 토론과 논의를 선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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