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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의 선한 영향력
딜사이트 이성희 차장
2023.05.02 08:00:24
1·2금융 간 신용등급 공백 채워…중저신용자 대출 역할 주목해야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8일 08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 제공=각사

[딜사이트 이성희 차장] '사각지대(死角地帶)'. 많은 사람들이 '죽을 사(死)'를 '넉 사(四)'로 잘못 알고 있는, '1대 100' 퀴즈 프로그램 역대 최저 정답률 순위 4위(12.9%, 출처 나무위키)를 차지한 단어다. 하지만 '복지 사각지대', '의료 사각지대', '안전 사각지대' 등 뉴스의 헤드라인으로 많이 사용되다보니 굳이 한자어를 몰라도 의미는 통용되는 단어이기도 하다. 


흔히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사각지대라고 한다. 사람의 시야각(수평 180°, 수직 120°)을 벗어나는 측후방은 눈이나 고개, 몸을 돌리지 않는 이상 볼 수 없기 때문에 '죽은 각(死角)'이다. 


이 사각지대라는 말은 각종 규칙이나 규제, 또는 혜택 및 제도 등이 미처 아우르지 못 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가리킬 때 통상 사용된다. 제도의 혜택과 보호에서 벗어날 경우 '삶의 지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死'자를 쓰는지도 모르겠다.


사각지대 중에는 '대출 사각지대'도 있다. 살면서 넉넉한 현금 유동성을 항상 유지하진 못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금융권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있다. 빌리면 원금에 이자도 얹어 줘야 하니 당연히 1금융권에서 낮은 금리에 빌리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고 담보가 없을 땐 개인 신용을 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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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은행이 신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된 사람이 고리(高利)의 저축은행으로, 더 고리의 대부업으로 넘어가는 연쇄작용이 일어나고, 고리는 높은 확률로 연체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존재는 참 안심이 된다. 비록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 역할에 충실하라는 금융당국의 일침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대폭 끌어올린 계기가 됐지만, 자의든 타의든 대출 상환 능력을 가진 '건전한' 중저신용자들이 2금융권으로 넘어가기 전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결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자체 신용평가모형이다. 기업에 소속돼 일정한 급여가 매달 통장에 따박따박 꽂히는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보험금과 적금을 밀리지 않고 내는 자영업자도, 신용카드 결제금을 연체하지 않는 주부도, 통신비를 매달 납부하는 사회 초년생도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상환 능력이 있는 '건전한' 중저신용자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결과 시중은행보단 다소 높아도 제2금융권보단 훨씬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중저신용자 대출이 전체 가계 신용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5%(카카오벵크·케이뱅크)에서 40.4%(토스뱅크)에 달했다. 작년 3월말 카카오뱅크 19.9%, 케이뱅크 20.2%, 토스뱅크 31.4%였던 것을 고려하면 3개 분기 동안 최소 4.9%포인트(p)에서 최대 9.0%p 확대됐다. 


이는 금리상승 기조에서 대출금리를 낮추라는 금융당국 엄포에 시중은행들이 중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을 높인 것과 상반된 결과다. 실제로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5대 은행(농협은행 포함) 저신용자 신용대출 취급 규모가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25% 줄어들었다. 


즉, 인터넷전문은행이 '급전'이 필요한 정말 '급한' 사람들에게 많은 힘이 됐단 의미다. 이는 곧 중저신용자가 질이 낮은 대출로 떠밀리는 연쇄 이동 현상을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간에서 일정 부분 흡수함으로써 고리에 시름할 서민 고통을 미연에 방지했다는 말이다. 


과거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낮을 때는 포용금융에 소홀하다는 얘기가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다고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래도 저래도 욕을 먹는 형국이다.


물론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고 부동산 PF 문제로 금융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이지만, 은행들은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등으로 손실흡수능력을 지속 키우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은행의 건전성 관리에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우리 금융당국은 글로벌 금융사들도 혀를 내두르는 감시체계로 유명하다. 인터넷전문은행에 중대한 건전성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면 진즉에 당국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비중을 줄이거나 중단시켰을터다. 과도한 걱정은 정말 과도하단 얘기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디지털 금융 혁신과 은행 과점 체제 해소, 포용금융 등 몇 가지 사명을 안고 출발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과 성과에 대해 효과가 미진하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많지만, 잘한 것은 잘했다고 칭찬하고, 부족한 것은 더 잘하라고 하는 응원의 목소리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고개를 돌리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사각의 중저신용자들을 돌아봐주는 곳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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