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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고인물' 건설사의 운명
김현진 기자
2023.04.05 08:44:13
주택사업 호황기에 포트폴리오 다변화 못한 영향으로 재무부담↑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4일 08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픽사베이)

[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고인물'은 인터넷상에서 등장한 유행어다. 한 분야에 정통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흔히 게임 내에서 같은 게임을 오래 플레이한 유저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고인물이라 불리는 유저가 플레이하는 게임이 지속해서 서비스한다면 큰 문제가 될 건 없다. 하지만 해당 게임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져 서비스가 종료된다면 그는 하루아침에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건설업계에 나타나고 있는 문제를 보면 고인물과 같다. 많은 건설사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주택 호황기에 편승해 관련 사업 확장에만 집중했다.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며 주택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자 건설사들의 사세는 급격히 휘청이기 시작했고 '좀비기업'으로 분류되는 건설사까지 등장했다.


최근 몇 년간 건설사의 주택사업은 대호황을 누렸다. 기준금리가 0%대까지 내려가며 너도나도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기)을 통해 주택을 장만하기 시작했다.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기 시작했고, 과거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지역에서까지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주택 호황기는 기준금리가 상승하며 막을 내렸다.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가 기존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오른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꾸준한 상승세를 지속한 결과 올해 3.5%까지 치솟았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며 대출이자도 급격히 올랐고 금융비용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하나둘 시장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이에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지역에서도 미분양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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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이 발생하면 당연히 건설사에도 리스크가 돌아간다. 사업을 진행하는 주체는 시행사다. 일반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자금은 시행사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과 같은 대출을 통해 마련한다. 건설사는 이 과정에서 보증을 제공한다. 미분양 발생해 분양 수익을 온전하게 정산받지 못한다면 시행사는 도산 위기에 노출되고 채무에 대한 부담은 건설사에 번지게 된다.


이는 곧 건설사 부실로 이어진다. 특히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중견건설사는 부실 위험에 더 취약하다. 실제로 시공능력평가 22위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85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이자비용은 1417억원으로 영업이익을 웃돌았다. 이 건설사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 2019년부터 4년 연속 1배를 밑돌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을 기록한다면 한계기업 또는 '좀비기업'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모든 중견건설사가 부실 위험에 노출된 것은 아니다. 주택시장이 호황이던 시절, 관련 사업에만 집중하지 않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노력한 건설사는 재무 관련 지표가 오히려 좋아졌다. 대표적인 건설사가 아이에스동서다. 아이에스동서는 2019년부터 환경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 2조27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유수불부(流水不腐)',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뜻이다. 주택 호황기 시절 많은 건설사가 관련 사업에만 집중한 결과가 지금의 모습이다. 현재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오래 해서 익숙하기 때문에 그 사업만 고집한다면 발전을 이룰 수 없다. 건설사 부실 우려가 나오고 있는 지금 건설사는 고여있지 말고 흘러가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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