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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바꿔치기…'꼼수 승계'
박성준 기자
2023.02.16 08:45:09
① 2세가 풍경채 설립, 일감 몰아주기로 급성장
회사명 제일건설로 변경…창업자 회사는 제일풍경채
17년부터 오너일가 빠지고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제일건설은 호남지역에서 시작한 중견건설사다. 1978년 창업해 올해까지 업력은 45년째다. 2기 신도시 사업을 바탕으로 급성장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전체 20위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1군 건설사에 바짝 다가선 상황이다.

다만 회사의 지배구조와 향후 사업전망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비상장기업에 2021년 기준으로 자산총액도 5조원이 넘지 않아 공시대상에서 빠져있다. 회사의 신용평가를 의뢰하는 과정에서 3대 신평사가 아닌 서울신용평가만 활용할 정도로 노출에도 조심스럽다. 


현재는 창업주 유경열 회장이 아들 유재훈 전 사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승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승계과정은 부자(父子)가 소유한 법인명을 맞바꾸는 다소 특이한 방식을 사용했다. 이후 철저히 가족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장악하고 있다. 전면에는 전문경영인이 나서 모든 일처리를 담당하는 모양새다.


◆사명 바꾼 뒤 제일건설 급성장


제일건설의 창업주인 유 회장은 1978년 제일주택건설이란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92년 이 회사는 제일건설이라는 상호로 변경했다. 한동안 호남 지역에서 사업을 펼치며 힘을 비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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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승계는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방식은 여타의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방식과는 달랐다. 대부분의 대기업은 지주사 혹은 핵심 사업회사에 2세 지분을 늘리는 구조로 승계를 진행한다. 반면 제일건설은 창업주인 유 회장이 보유한 회사의 시공사업 부문을 아들 회사(당시 풍경채)로 넘기고 두 회사의 사명을 바꾸는 방식으로 승계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제일건설은 창업주 유 회장이 세운 제일건설이 아니다. 유 회장이 창업했던 제일건설은 현재의 제일풍경채로 남아있다. 현재의 제일건설은 유 전 사장이 대표로 있었던 예전의 풍경채라는 회사다.


풍경채는 제일건설로 사명을 바꾼 뒤 그룹 내 핵심사업을 모두 담당하며 회사의 규모를 급속도로 키웠다. 사업장 중심으로 실적이 발생하는 건설사의 특징을 활용한 셈이다.


회사의 서열이 바뀌자 창업주의 회사였던 제일풍경채(구 제일건설)는 2008년부터 매출이 급감했다. 2007년 796억원이었던 연매출은 이듬해인 2008년 24억원으로 완전히 쪼그라들었다. 그러다가 2009년 104억원으로 소폭 늘어나긴 했지만, 이후에도 연매출은 100억원 수준에 그쳤다. 2013년엔 아예 매출이 없었다가 2014년부터 조금씩 매출이 늘어나 2020년 1248억원이 근래 최고 매출이다.


이마저도 제일건설(구 풍경채)의 같은 연도에 비하면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2020년 제일건설의 연결기준 연매출은 1조1431억원에 달한다. 제일건설은 사명이 바뀐 2007년부터 꾸준히 1000억원대의 매출을 유지하다가 2013년 2000억원을 넘어섰고, 2014년에는 3487억원으로 매년 1000억원 이상씩 성장했다. 수도권과 세종시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자체개발사업을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다가 2016년 연매출 1조원을 넘겼고, 가장 최근 실적인 2021년 연결기준 연매출은 1조8302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3세 승계까지 포석, 2세승계 작업


(출처: 제일건설 2011년 감사보고서, 제일풍경채 2012년 감사보고서)

제일건설의 2세 승계는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구 풍경채가 현재의 제일건설로 바뀌면서 유 전 사장은 구 제일건설의 지분을 늘릴 필요가 없어졌다.


현재 제일풍경채인 구 제일건설의 지분구조는 시공사업부를 구 풍경채에 합병시키기 전인 2006년 기준 유경열 회장이 50.31%로 최대주주의 지위를 갖고 있었다. 아들인 유재훈 전 사장의 지분율은 3.75%에 불과했다. 여기에 유 전 사장의 아내인 박현해씨가 2.26%, 자녀로 추정되는 유승헌씨 3.35%, 유민지씨 1.12% 등 유 전 사장의 가족 지분이 10% 남짓이었다.


2007년 제일풍경채(구 제일건설)의 시공사업 부문을 제일건설(구 풍경채)로 넘기면서 이들 가족의 지분은 모두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2007년 당시 제일풍경채(구 제일건설)의 지분구조는 유경열 회장이 50.31%로 그대로이지만 유 전 사장의 가족은 모두 주주명부에서 사라졌다. 대신 기획재정부가 6.33%로 빈자리를 채웠다. 이후 유 회장의 지분이 84.03%까지 늘었지만 이미 회사 가치는 땅으로 떨어진지 오래였다. 


현재의 제일건설(구 풍경채)은 2007년 이후부터 유 전 사장이 34.19%로 압도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어 3세로 추정되는 유승헌씨가 17.57%, 아내인 박현해씨 14.93%로 가족 3명이 지분의 과반 이상을 보유 중이다. 유경열 회장은 11.14%로 일부분만 보유하고 있다.


이후 기타주주의 지분 일부가 유 전 사장으로 옮겨가 2010년 유 전 사장의 지분율은 41.8%까지 올라갔다. 이후 나머지 가족은 그대로다. 제일건설은 2012년 감사보고서부터 회사 주주현황을 공개하지 않지만, 가장 최근 신용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분구조는 마지막과 변함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 풍경채가 제일건설로 이름을 바꾸고 그룹의 핵심 회사로 거듭났지만, 아직 3세 승계에 대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 3세로 추정되는 유승헌씨는 제일건설을 비롯한 어떤 특수관계사에서도 지분확보나 사내이사 등 경영활동을 하는 모습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유재훈 전 사장의 자녀가 아직 30대에 이르지 않아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인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현재 유승헌씨가 제일건설 내 17%의 지분을 보유한 만큼, 향후 3세 승계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방법보다는 기존 제일건설을 물려줄 가능성도 열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35년 제일건설맨, 경영 전면에


회사의 승계구조가 사실상 일단락되자 회사의 전면에는 전문경영인이 위치한다. 오너 일가는 2017년부터 경영에서 물러나고 이때부터 전문경영인으로 박현만 대표가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해부터 안전보건최고책임자(이하 CSO)인 김경수 대표가 추가돼 박현만 대표와 공동 대표 체제를 유지 중이다.


박 대표는 1958년생으로 전남대를 졸업하고 제일건설에서 35년 간 일한 '제일건설맨'이다. 박 대표가 제일건설을 이끌면서 외형도 성장했다. 제일건설의 시공능력평가는 2015년 83위에 불과했지만 박 대표의 취임 후인 2018년 31위로 상승한데 이어, 2019년 20위권으로 들어왔다. 가장 최근인 2022년 20위로 마무리했다.


이는 당시 공공택지 개발의 순풍에 올라탄 덕도 있지만, 자체개발사업의 확대와 원가관리 등을 통해 이익을 끌어올린 공로도 있다.


다만 껄끄러운 이슈도 있다. 계열사를 동원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추첨제 공공택지 낙찰을 시도한 점과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의 개발이익 독식 의혹 등을 박 대표가 짊어지고 해결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자 CSO로 김경수 대표가 취임하기도 했다. CSO의 취임 배경은 안전경영을 통한 근로자의 안전확보와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 등이다. 일각에서는 안전사고가 터질 경우 박 대표의 책임을 대신할 자리를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동시에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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