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산업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KB금융지주_늘봄학교(1)
'친환경 전환' 현대오일뱅크, IPO 절실해졌다
김수정 기자
2023.01.04 08:44:40
④올해 IPO 삼수 도전 좌절…금리 인상 여파로 단기성자금 조달에 몰려
블루수소·화이트바이오·화학소재로 사업 전환, 대규모 자금 마련 필요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3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은 HD현대그룹으로 새출발하면서 사업분야별 비전을 수립했고 이중 전략사업 중 하나로 친환경 에너지사업으로의 전환을 꼽았다. 그룹의 핵심 중책을 맡은 계열사는 현대오일뱅크다. 

현대오일뱅크는 한 해 정유사업 인프라 투자에만 수천억을 집행해왔다. 여기에 친환경 기술 확보와 수소 등 청정 에너지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려면 든든한 재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 네번째 IPO 도전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월 공모 철회를 결정했다. 2012년, 2018년에 이은 세 번째 IPO 도전이었다. 앞선 두번의 IPO 철회 사유가 외부 투자 유치나 정유업계 불황이었다면, 이번에는 부정적인 증시 흐름 때문이었다. 시장 상황이 달라진다면 얼마든지 IPO 재추진 카드를 꺼내들 여지는 있다.


◆운 안 따라주네…IPO 삼수 모두 좌절


지난 2011년은 정유업계에서 최대 호황기로 불린다. 직전연도 배럴당 70~80달러(두바이유 기준) 수준이던 국제유가가 2011년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정유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그해 영업이익 6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0년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된 직후 맞은 경사였다. 

관련기사 more
HD현대케미칼 "HPC공장 올해는 다른 성과 낼 것" 모회사에 발목 잡힌 현대케미칼 정유사 도매가격 공개 논란 매듭 지어야 업황 악화에 남몰래 웃는 현대케미칼

그룹은 정유업계 호황기를 적기라고 판단하고 현대오일뱅크를 상장시키로 했으나, 2012년 돌연 상장 일정을 무기한 미뤘다. 유가가 치솟고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2011년과 상반된 업황 탓이다. 유럽 및 중국의 경기 침체로 석유 수요 증가 추이가 둔화되고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한편, 정제마진이 떨어지면서 정유사들은 2012년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게 됐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그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때를 지켜보던 현대중공업그룹은 2018년 현대오일뱅크 IPO를 재도전하기로 한다. 마침 2016년~2017년 양호한 정제마진으로 황금기였던 2011년 규모로 이익 규모를 회복했다. 문제는 2018년 4분기에 터졌다. 미중무역 분쟁 장기화와 공급과잉으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을 입었다.


HD현대는 2018년 12월 28일 현대오일뱅크 상장 일정 연기를 공시하고, 이듬해 4월 재무건전성 악화라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사우디 아람코사에 현대오일뱅크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현재까지 아람코사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다시 4년이 지난 올해 현대오일뱅크는 다시 IPO 삼수에 도전했지만 역시나 결과는 실패였다. 역대급 증시 급락에 발목이 잡하면서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IPO를 검토하면서 기대했던 현대오일뱅크 몸값은 10조원으로 알려졌다. 3년 전 아람코에 지분을 매각할 당시 현대오일뱅크 기업가치가 8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조원이 증가한 셈이다. 2010년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할 때 인수가가 2조90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배 이상의 가치를 원한 것이다. 

현대오일뱅크 비전 2030.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친환경 사업 드라이브…IPO 재추진 기대감


세번째 IPO 계획이 좌초됐지만, 재도전의 여지는 있다. 그룹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복심을 드러내면서다.


최근 진행한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정기선 사장은 "에너지 사업에서는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 생태계를 구현하겠다"라고 공언했다. 이는 현대오일뱅크가 주도하게 된다. HD현대 측은 "에너지 부문 비전은 주력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를 중심으로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친환경 기술 확보 경쟁에서 뒤쳐진다면 계속 성장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여기서 말하는 친환경 기술 확보란 미래 산업용 고부가 복합소재 개발과 수소·바이오 등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설계한 친환경 로드맵은 ▲2022년 중 HPC프로젝트 상업가동 등을 통한 화학소재 사업 확대 ▲2023년 2세대 화이트 바이오 진출 ▲2025년 블루수소 10만톤 생산 ▲2030년 100만톤의 바이오 생태계 구축 등이다.  


로드맵대로 잘 따라간다면 현재 85% 수준인 정유 사업 매출 비중을 오는 2030년 40%대까지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자연스럽게 나머지 매출 비중은 블루수소·화이트바이오·화학소재 등 친환경 신사업이 채우게 된다. 


IPO 계획이 미끄러진 가운데, 신사업 동력 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정유 사업에서 창출하는 현금으로 마련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최근 업황이 좋았다. 현대오일뱅크는 공급 부족 및 수요 회복 영향으로 2022년 상반기 중 정제마진이 20달러를 돌파했다. 2010년 이후 또 한번의 호황기를 맞은 것이다. 지난 9월까지 누적 영업이익 2조원을 넘어서면서 작년 한해 이익(5653억원)을 4배 초과했다.


양호한 업황 덕분에 지난 9월까지 영업활동으로 1조119억원의 현금이 쌓였지만, 이마저도 충분한 규모는 아니다. 현대오일뱅크는 매해 연말 다음년도 예상 설비 투자 규모를 확정한다. 지난 2021년 말 확정한 2022년도 예상 투자액은 1조294억원이었다. 투자 비중은 정유 사업 60%, 친환경 신사업 40%다. 한해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고스란히 투자로 나가는 구조다. 


게다가 HPC 프로젝트는 설비 구축에만 '조 단위' 투자가 필요한 대규모 사업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공동 출자한 현대케미칼이 주도한다.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HPC는 납사를 사용하는 기존 NCC(Naphtha Cracking Center) 대비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설비다. HPC는 납사를 최소로 투입하면서 납사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LPG 등 정유 공장 부산물을 60% 이상 투입해 기존 NCC 대비 연간 2000억원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오일뱅크가 점찍은 친환경 미래사업과 맞닿아있다.


HPC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은 지난 2018년이다. 당시 현대케미칼은 자본금 4900억원 규모의 회사로 수조원의 투자를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 2019년부터 3년간 HPC 프로젝트를 위한 설비 구축에만 약 3조원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9년, 2021년 총 6200억원을 출자하며 힘을 보태줬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의 자금지원, 현대케미칼이 자체 조달한 자금 등을 보태 2022년 상반기 중 설비 투자를 마무리했지만, 향후 생산 확대를 위해선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


신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외부 조달로 눈을 돌린다 해도 미봉책에 가깝다. 당분간은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로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실제 2022년 현대오일뱅크는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자 어음 등 단기성 차입으로 8조원 이상을 조달했다. 단기차입금을 빌리고, 차환하는 방식으로 운전 자금을 마련했다. 


반면 비교적 만기기간이 긴 회사채 발행실적은 올해 전혀 없었다. 이는 지난 2020년 회사채 발행으로 1조원을 조달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상장을 중단한 가운데, 수소, 바이오 연료 등 친환경 사업 관련 투자와 운전자금 부담, 배당금 지급 등으로 현금흐름과 재무구조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엘지유플러스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에딧머니성공 투자 No.1 채널 more
D+ B2C 서비스 구독
Infographic News
ECM 월별 조달규모 추이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