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롯데카드가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고 책무구조도 도입에 맞춰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다.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금융당국 제재 확정 절차를 앞둔 가운데, 이사회 중심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대표이사 견제 장치를 확대해 소비자보호 체계를 전면 재정비했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최근 제38기 제7차 정기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 내용은 크게 두 갈래다. 지난달 22일 신설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의 구성·기능·운영 절차를 내규에 반영했고, 오는 7월 3일 시행 예정인 책무구조도 관련 내용도 함께 포함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과 역할을 사전에 배분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제도다.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사회의 대표이사 감독 기능 강화다. 개정 규범은 이사회 보고 사항에 '대표이사의 내부통제 등 총괄 관리의무 이행 내역'을 신규 추가했다. 아울러 이사회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제30조의4에 따른 대표이사의 총괄 관리의무 이행을 직접 감독한다는 조항도 명문화했다.
내부통제위원회의 실질적 권한도 강화됐다. 기존 규범에는 없던 조항을 신설해 내부통제위원회가 임원과 대표이사 각각의 관리조치 및 보고 이행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평가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점검 결과 미흡한 사항이 확인될 경우 위원회가 개선 등 필요한 조치를 직접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설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견제 장치로 구성됐다. 규범에 따르면 위원회는 4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채우도록 했다. 위원장은 위원회 결의를 통해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며 임기는 2년이다. 매 반기 1회 이상 소집되는 위원회는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안건의 사전 심의뿐 아니라, 내부통제위원회 운영 사항에 대한 시정 및 보완 지시 권한도 갖는다.
현재 위원회는 이지은·이복실·이은정 등 3명의 사외이사와 정상호 대표이사를 포함한 총 4인으로 구성됐다. 초대 위원장을 맡은 이지은 사외이사는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서울대학교에서 소비자학 학·석사를 마치고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소비자행동 및 소비자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소비자학 전문가다.
특히 대표이사가 직접 위원으로 참여한 것은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한 카드사 가운데 처음이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는 "지난해 9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에 따른 조치"라며 "소비자보호 관련 논의 내용을 경영에 신속히 반영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표이사의 위원 직접 참여가 이례적인 구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임원 자격요건 및 인사 투명성 관련 조항도 신설 및 개정됐다. 책무구조도에 따라 관리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임원의 적극적 자격요건에 기존 전문성 및 업무경험 외에 '정직성 및 신뢰성'을 명문화했다. 또한 임원을 선임하거나 직책 및 책무를 변경·추가할 경우 사유 발생일로부터 7영업일 이내 금융당국 보고 및 홈페이지 공시를 의무화해 인사 투명성을 강화했다.
앞서 롯데카드는 297만명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영업 일부정지 4.5개월·과징금 50억원)를 의결받았다. 해당 제재는 현재 금융위원회의 최종 확정 절차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을 두고 제재 리스크 대응과 내부통제 강화가 동시에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단순한 제재 대응이라기보다 금융소비자보호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하는 과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책무구조도 도입을 미뤄왔던 롯데카드가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규 개정을 통해 당국에 쇄신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읽혀진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객관적인 의견을 경청하고 대표이사는 이를 신속히 경영 전반에 반영해 건전한 소비자보호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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