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면서 우려됐던 통화당국 수장 공백은 피하게 됐다.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지난주부터 시작됐지만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로 한은의 직무대행 체제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신 후보자는 대통령이 최종 임명을 재가하면 한은 총재로 공식 취임한다. 취임과 동시에 고환율·고물가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떠안게 되면서 그의 통화정책 방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족 논란 발목…삼수 끝 채택된 청문경과보고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20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신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를 최종 채택했다. 지난 15일 첫 인사청문이 진행된 이후 닷새 만이다. 청문 당일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것은 2014년 한은 총재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이번이 최초다. 재경위는 지난 17일에도 신 후보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를 검토했지만 여야 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합의 불발의 주요인은 신 후보자의 가족과 관련된 논란이다. 신 후보의 장녀에 대한 국적과 여권법 위반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간 이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 급등 등 중동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한은 총재 공백에 대한 부담감이 최종 채택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재경위원장은 "한은 총재 직위의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많은 위원님들께서 공감하시는 부분"이라면서도 "딸 관련 논란도 보고서에 병기하겠다"고 밝혔다.
◆출범 앞둔 신현송 체제…물가·환율 안정 과제 어떻게 풀까
신 후보자는 취임 이후 펼칠 통화정책의 무게 중심을 물가와 환율 안정에 둘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중동 사태 영향으로 최근까지 1530원선을 넘나 들었던 데다, 국제유가 역시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으며 민생 부담을 키운 상태다.
이같은 상황은 대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구조 특성상 수입물가를 중심으로 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6.1% 급등해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신 후보자 체제에서 한은이 물가 안정 정책을 '어떻게' 펼치느냐다. 그동안 신 후보는 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선제적 금리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금융 안정도 같이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신 후보에 대해 '매파 성향'으로 평가해왔다.
인사청문회에서 신 후보자는 "매파와 비둘기파로 나누는 이분법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신에 대한 매파 성향 평가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중동 사태가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 압력은 계속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게 지속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면 반드시 통화정책의 역할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 대해 "현 상황에 상당히 부합한다"며 "물가 압력과 경기 둔화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이는 오히려 '전략적 인내'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대응 관련 통화정책의 역할에 대한 신 후보의 발언이 시장에서 '금리인상' 전망으로 읽히게 될 것을 대비한 언급으로 보인다. 신 후보는 "중동 상황 전개 및 지속 여부에 따라 정책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며 중동발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 통화정책 대응 필요성을 열어뒀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한편 현 이창용 총재는 이날 이임식을 끝으로 4년 임기를 마쳤다. 이 총재는 신 후보에 대해 "저보다 더 훌륭하신 분"이라며 "4년 동안 내가 하는 정책에 조언을 해주는 등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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