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고조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를 예의주시하며 긴급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미국 관세 정책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와 물류비 상승이 제조 원가를 압박하고 이로 인해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과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가 이번 갈등을 엄중하게 지켜보는 핵심 이유는 유가 급등에 따른 비용 상승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생산 공정의 에너지 비용뿐만 아니라 타이어, 내장재의 주원료인 합성고무와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기반 소재와 부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미국발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 노선의 운임 상승은 대외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요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이미 7조원에 달하는 관세 비용을 부담한 바 있어 추가적인 비용 상승에 민감한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도 4일 보고서를 통해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고유가 기조와 해상 물류 차질 심화로 운송비, 원재료 가격이 상승할 것"이며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의 영업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부터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현지 판매 및 수출을 중단한 상태지만 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현지 수요 둔화가 불가피하다. 올해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첫 생산거점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HMMME)'을 건설 중인 상황에서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달갑지 않다.
HMMME 완공까지 시간이 남았으나 분쟁이 길어지면 핵심 설비 반입이 늦어지거나 인력 운용에 차질이 생겨 중동 시장 공략의 첫 단추부터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우디는 중동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34%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게다가 이란이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국 내 미국 기지에 보복 공격을 감행하며 걸프 국가들도 이란을 향해 군사적 대응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만약 갈등이 지속되면 중동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원재료 비축분으로 버틸 여력이 있지만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원가 부담이 올라 소비자 가격에도 압박이 될 수 있다"며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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