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한일시멘트가 오너 3세 허기수 부회장을 사내이사 신규 선임 대상에 올렸다. 해당 안건이 이달 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통과하면 허 부회장은 2년 만에 이사회에 다시 복귀한다. 지난해 한일현대시멘트와의 합병 이후 통합 경영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오너가 직접 이사회에 참여해 전략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이달 열리는 정기주총 안건으로 허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상정했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허 부회장은 2년 만에 등기임원으로 복귀하게 된다.
허 부회장은 허정섭 명예회장의 삼남으로 서울대 대학원 화학공학 석사와 미국 UC버클리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2014년 그룹에 합류해 한일산업 부사장을 거쳐 2017년 한일시멘트 본사 경영·관리·기술본부 총괄을 맡았다. 이후 2020년 11월 한일시멘트, 2021년 3월 한일현대시멘트 각자대표를 맡았다.
그러나 허 부회장은 2021년 11월 두 회사 대표 자리에서 모두 물러났다. 대표 취임 후 각각 1년, 9개월 만이다. 이후 2024년 2월 한일시멘트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사임하며 등기임원 자리에서 내려왔다. 현재 허 부회장은 한일시멘트 미등기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내이사 선임의 배경으로 지난해 단행된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의 합병을 꼽는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11월 한일현대시멘트를 흡수합병하며 단일 법인 체제를 구축하고 '통합 한일시멘트'로 출범했다. 합병 이후 한일시멘트는 매출 약 1조7000억원(2024년 기준) 규모로 성장했고 포틀랜드 시멘트 시장 점유율도 20%를 넘어서며 업계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다만 두 회사가 각각 따로 운영돼 온 만큼 합병 이후 조직 통합과 중복 사업 정리 등 경영 체제 정비는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는 이러한 과정에서 오너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해 투자 전략과 경영 방향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허 부회장이 과거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를 각각 이끌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통합 이후 경영 방향을 조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허 부회장의 이사회 복귀는 합병 이후 경영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허 부회장의 이사회 복귀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합병 이전 한일현대시멘트 이사회에는 허 부회장의 형인 허기호 한일홀딩스 회장이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었지만 합병 과정에서 자리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사회 내 오너 경영인이 포함돼야 한다는 의지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한일시멘트는 허 부회장에 대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객 중심 경영을 실천해왔고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탁월한 경영 역량을 발휘해 향후 회사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일시멘트는 사외이사진도 일부 교체할 예정이다. 최인철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장이 물러나고 송지연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교수가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한수희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사장은 재선임된다. 김희집 에너아이디어 수석 컨설턴트 대표와 임영문 전 SK에코플랜트 고문은 임기가 2027년 3월까지 유지된다. 이사회 규모는 유지하되 사내·사외이사 일부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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