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에이텀'이 선박용 트랜스볼 시장 진출을 위해 단행한 디에스티 인수가 재무 부담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인수 과정에서 현금을 소진한 데다 전기차(EV) 트랜스볼 사업 투자 시점이 겹치며 자금 여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에이텀의 재무 여건을 감안할 때 디에스티를 활용한 선박용 트랜스 사업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텀은 최근 완전자회사 ATUM VINA CO., LTD.(베트남법인)에 대한 채무채권 57억원을 자본금으로 출자전환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베트남법인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출자전환은 전기차 트랜스볼 사업 본격화에 앞선 사전 정비 성격으로 해석된다. 베트남법인은 에이텀의 핵심 생산거점으로, 현재 전기차 트랜스볼 초도 물량 생산을 준비 중이다. 채무 일부가 자본으로 전환되면 이자 부담이 줄고 재무 안정성도 일부 개선될 전망이다. 에이텀은 2025년 3분기 말 기준 베트남법인의 매출채권과 미수금에 대해 각각 78억원, 26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상태다.
다만 출자전환만으로는 전기차 트랜스 양산에 필요한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양산을 위해서는 공장 내 자동화 생산라인 증설이 불가피하지만, 에이텀의 현금 여력으로 볼 때 지원이 쉽지 않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3억원에 불과한 반면, 유동차입금은 138억원에 달한다.
에이텀의 자금 압박은 디에스티 인수 이후 본격화됐다. 에이텀은 2025년 5월 동성중공업 외 1인으로부터 디에스티 지분 50%(10만2226주)를 145억원에 취득했다. 인수 직전인 2025년 1분기 말 기준 에이텀의 현금성 자산은 41억원에 그쳤다. 이에 에이텀은 공장 매각과 수차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약 13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며 인수 대금을 충당했다.
현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에이텀이 디에스티 인수를 결정한 배경에는 선박용 트랜스 시장 진출 전략이 자리하고 있었다. 선박 내 실린더에 적용되는 트랜스볼을 자체 제작해 디에스티의 기존 고객사에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디에스티가 조선사를 주요 고객으로 선박용 실린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객사 확보 측면에서는 유리한 출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디에스티 인수가 단기간에 실질적인 현금 창출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박용 트랜스는 대형 제품 위주로 연구개발과 검증 기간이 길고, 양산 단계에서는 별도의 설비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에이텀의 재무 구조상 연구개발과 설비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디에스티 인수 결정 시점은 글로벌 완성차 부품업체 협력사 지정이 지연되던 시기와 맞물려 있었다. 에이텀은 2023년 코스닥 상장 당시 전기차 충전기 및 트랜스 시장 진출을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제시하며, 이르면 2024년 양산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협력사 지정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은 지연됐다.
실제로 에이텀은 2024년 별도기준 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33억원의 적자를 냈다. 적자 폭은 다소 축소된 추세지만, 구조적인 손실 국면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2025년 말 글로벌 완성차 부품업체의 협력사로 최종 지정되면서 디에스티 인수는 오히려 부담 요인으로 부각됐다. 인수 과정에서 현금을 소진한 탓에 전기차 트랜스 사업에 투입할 여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에스티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CB의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면서, 풋옵션 행사에 따른 추가 현금 유출 가능성도 부각되는 상황이다.
결국 에이텀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주주에게 손을 벌리고 나섰다. 조달자금을 절반가량을 전기차 사업을 위해 베트남법인 시설투자 용도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디에스티 인수 목적으로 발행했던 CB의 풋옵션 대응과 차입금 상환에 투입할 계획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에이텀이 단기간 내 디에스티 인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에이텀의 현금 여력을 감안할 때 선박용 트랜스와 전기차용 트랜스, 두 신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전기차 트랜스 사업에 전략적 무게 중심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박용 트랜스 사업 역시 연구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에이텀이 관련 연구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후 설비 구축까지 고려하면 추가적인 시간과 자금 투입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이텀 관계자는 "선박용 트랜스 사업과 관련해서는 소형이 아닌 대형 트랜스이기도 하고, 연구개발 이후 설비투자까지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사업이 본격화될 수 있는 시기를 예상하긴 어렵다"며 "현재는 전기차 트랜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사업 외 선박용 트랜스 개발을 병행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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