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최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코스피 상장사 '엑시큐어하이트론'(구 하이트론씨스템즈)이 미국 바이오 자회사 '엑시큐어(Exicure Inc)' 지분을 매각한다. 바이오 신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지 약 1년 만에 경영 지배력을 상실하는 수준의 지분을 처분하는 셈이다. 이번 거래를 두고 시장에선 거래 구조와 매수 주체를 둘러싸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안장비업체 엑시큐어하이트론은 미국 종속기업 엑시큐어 주식 222만2222주를 임성진 외 8인에게 양도키로 했다. 거래 규모는 148억3000만원 수준이며, 양도 목적은 자금 조달 및 유동성 확보다. 당초 엑시큐어 주식 197만8304주를 132억원에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조정됐다.
엑시큐어하이트론은 지난해 말 바이오 신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미국 나스닥 상장사 엑시큐어에 투자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000만달러(약 138억원)를 투입, 333만3333주를 취득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엑시큐어하이트론의 엑시큐어 지분율은 52.76%였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지분율은 18%대로 낮아지며, 회사는 엑시큐어에 대한 경영 지배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번 거래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매수 주체다. 양수인 중 한 명인 임성진 씨는 최근 엑시큐어하이트론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손오공의 전 회장이다. 임 전 회장은 2023년 말 에이치투파트너스를 통해 문구기업 손오공을 인수한 뒤, 올해 6월 HK모빌리티컴퍼니에 이를 매각한 바 있다.
또 다른 양수인인 임범진 씨는 임성진 전 회장의 형제로, 과거 손오공 경영에 함께 참여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엑시큐어하이트론의 최대주주 체제가 최근 손오공과 더테크놀로지 중심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회사의 핵심 자산이 과거 최대주주 측과 연관된 인물들에게 이전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내부 거래 논란이 제기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임성진 씨 외 8인은 엑시큐어 지분 34.32%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법인이 아닌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구성된 매수 주체가 바이오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는 구조는 통상적인 계열사 자산 매각 사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 조건 역시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엑시큐어하이트론은 계약금과 중도금이 모두 지급되는 시점(2026년 1월12일)에 잔금 지급 이전이라도 대상 주식 전부를 매수인에게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잔금 지급을 담보하기 위해 잔금에 해당하는 수량의 주식에 질권을 설정할 예정이지만, 바이오 기업 특성상 주가 변동성이 큰 만큼 담보 가치가 변동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만큼 매수인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인 셈이다.
잔금 지급 기한이 내년 6월 말로 설정된 점도 시장의 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엑시큐어하이트론은 이번 거래 목적을 유동성 확보라고 설명했지만, 잔금일까지 약 6개월이 남아 있어 단기적인 재무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오히려 잔금 지급이 지연될 경우 담보 리스크가 장기간 노출되는 구조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엑시큐어하이트론을 둘러싼 지배구조 변화와 맞물리며 더욱 증폭되고 있다. 회사의 최대주주는 지난달 기존 유수에서 손오공과 더테크놀로지로 변경됐다. 유수의 최대주주인 유앤디 대표와 더테크놀로지의 실질 소유주가 동일 인물로 알려지면서, 일련의 지분 거래 전반을 두고 내부 거래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고가 거래 논란도 불거졌다. 더테크놀로지와 손오공은 엑시큐어하이트론 주식을 주당 1200원에 매입했는데, 이는 구주 거래 당일 종가(647원) 대비 약 85%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전환사채(CB) 거래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더테크놀로지는 지난 10월 말 상상인저축은행으로부터 CB를 취득했으며, 취득 단가는 879원으로 당시 종가(633원)를 웃돌았다. 통상적인 단기 투자 수익 구조와는 다른 조건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더테크놀로지는 올해 누적 매출이 3억원에 못 미치며, 지난 7월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상태다.
한편 엑시큐어하이트론은 김모 전 대표이사의 150억원대 횡령 혐의로 지난달 21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당초 더테크놀로지와 손오공은 구주 매입과 CB 인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엑시큐어하이트론 인수를 추진했으나, 엑시큐어하이트론의 자본 확충과 직결되는 유상증자는 내년 1월 말로 연기됐다.
딜사이트는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해 엑시큐어하이트론에 문의했으나, 담당자 부재로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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