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RGB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앞세워 TV 시장의 초프리미엄 섹터를 겨냥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오히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프리미엄 TV 시장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격 접근성이 낮은 초고가 제품이 상위 세그먼트를 형성하면서, 화질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춘 OLED TV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1월 열리는 'CES 2026'에서 RGB 마이크로 LED TV를 각각 공개할 계획이다. RGB 마이크로 LED TV는 액정표시장치(LCD)를 기반으로 한 제품으로, 자발광 마이크로 LED와는 기술적으로 구분된다. 다만 백라이트가 단일 광원이 아닌 R(적색), G(녹색), B(청색) 광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3원색 광원이 컬러 필터를 통과하면서 색 재현율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월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공개한 바 있다. 해당 모델의 가격은 4490만원으로, CES 2026에서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다양한 크기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RGB TV 65·75·85·95형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양한 사이즈를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경우 CES 2026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첫 RGB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최근 지식재산권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KIPRIS)'에 'LG Mini RGB evo'와 'LG Micro RGB evo'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해당 상표의 지정 상품에는 LCD, TV 모니터, 디지털 사이니지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해당 상표들이 LG전자의 새로운 RGB 마이크로 LED TV 브랜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에보(evo)는 LG전자 TV 제품군 중 프리미엄 라인에 붙는 네이밍이다. 혁신(evolution)의 약자로, 화질과 음질은 물론 디자인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기능까지 강화한 제품을 의미한다.
마이크로(Micro)와 미니(Mini) 제품의 차이는 LED 칩 크기에 따라 나뉠 전망이다. 통상 마이크로 LED는 100마이크로미터(μm) 미만의 LED 칩을 사용한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반면 미니 LED는 100~300μm 범위의 칩을 적용한다. 제품 이원화를 통해 RGB 마이크로 LED TV를 다양한 가격대로 선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자발광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제품으로 대형 사이니지 'LG 매그니트'를 선보인 바 있다. LG 매그니트는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RGB TV, LG전자의 'LG Micro·Mini RGB evo'와 달리 자체 발광하는 LED 디스플레이 제품이다. 주로 호텔, 사무실, 학교, 병원 등을 겨냥한 제품 라인업을 구성하며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공략해왔다. 최근 홈시어터용 제품도 출시했지만 TV와는 성격이 다른 만큼, 그간 마이크로 LED 기술은 B2B 중심으로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가정용 TV 라인업까지 확대하며 시장 공략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RGB 마이크로 LED TV가 향후 TV 시장 전반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GB 마이크로 LED TV가 초프리미엄 섹터를 차지할 경우 OLED TV 수요 역시 동반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라인 감가상각 종료 시점이 가시화되면서 패널 가격 인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중국산 미니 LED TV 대비 한국산 OLED TV의 가격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고가인 RGB 마이크로 LED TV 가격이 높게 형성될수록 오히려 OLED TV 시장이 커질 수 있다"며 "초고가 제품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 OLED TV 수요가 늘어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초고가 TV 시장에서는 제조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RGB 마이크로 LED TV를 통해 한국 기업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인지도가 낮은 중국 브랜드의 진입을 차단하는 차별화 전략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RGB 마이크로 LED TV를 계기로 프리미엄 TV 시장의 구도가 변할 수 있다"며 "한국 세트·디스플레이 산업에도 추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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