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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황 타고 IPO 재시동…EV 증명 '관건'
최지혜 기자
2025.12.16 07:55:13
②EBITDA 목표치는 8500 '눈앞'…일회성 성장 지적 '변수'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5일 06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딜사이트) EBITDA 산식 한국신용평가 기준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기업공개(IPO)는 SK건설 시절부터 SK에코플랜트의 숙원 과제였다. 5년 전 사명을 바꾼 것도 IPO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서였으나, 이후 실적이 크게 악화하며 상장 논의는 잠정 중단됐다. 하지만 올해 SK에코플랜트는 체질전환 선언과 함께 실적을 대폭 끌어올렸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 초 IPO 시장에 '대어'로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지난해 임기를 시작한 IPO 전문가 장동현 대표가 직을 이어가는 가운데 SK하이닉스 반도체 전문가인 김영식 사장이 합류하면서 SK에코플랜트 상장 시나리오는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성장동력을 설득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적 턴어라운드 직후 IPO를 진행하는 만큼 단발적인 호실적이라는 우려를 해소하고 기업가치(EV)를 높여야 한다. 최근 활황을 띠는 증시 분위기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성장을 호재로 삼아 성공적인 IPO 장면이 연출될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내달 20일까지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을 알렸다. SK에코플랜트의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조만간 한국거래소와 사전 협의를 시작한다.


SK에코플랜트는 수차례 IPO 물밑작업을 했으나 한번도 예비심사에 도전한 적은 없었다. 첫 시도에서 상장에 성공하는 것이 기업가치 산정에 유리한 만큼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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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이상 IPO 일정 연기는 어렵게 됐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약 1조원 규모의 프리IPO를 진행하며 4년 내 상장이라는 조건을 떠안았다. 이 상장기한은 2026년 7월로, 지금으로부터 약 8개월의 시간이 남은 상황이다. 통상 IPO 과정에 약 6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1월 예비심사 청구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읽힌다.


이처럼 시한을 촉박하게 남겨두고 상장을 추진하는 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 5년 전 IPO 의지를 밝힌 뒤 SK에코플랜트 실적은 한차례 크게 꺾였다. 연간 순이익은 2021년 2111억원, 2023년 6346억원으로 대폭 성장했다. 당시 중단영업장에서 발생한 손익이 대거 반영됐고, 자회사들로부터 들어오는 지분법손익도 크게 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금리인상과 환경사업 부진으로 2023년부터는 실적이 크게 고꾸라졌다. 2023년 45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고, 지난해에는 958억원으로 손실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금융비용이 8151억원으로 전년보다 56.3% 급증하며 실적을 끌어내렸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실적 돌파구를 반도체로 선정하고 포트폴리오 대수술에 나섰다. 이에 올해는 기업으로 정체성을 재정의하며 이익체력 확보에 성공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이 8조7927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7.2% 성장했고, 순이익은 8044억원으로 14.6배 뛰었다. 반도체 사업 본격화에 따라 청주M15X 팹,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프로젝트의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실적이 뛰었다.


문제는 IPO를 둘러싼 구조적 리스크가 여전히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SK에코플랜트의 3분기말 차입금은 6조1897억원(리스부채포함)이다. 이로 인한 3분기 이자비용은 925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배 이상(135.2%) 뛰었다. SK에코플랜트는 이같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K오션플랜트(삼강엠앤티)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M&A 성사 여부는 낙관하기 어렵다.


급격히 불린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몸값 산정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일회성 성장이라는 지적일 나올 수 있어서다. 


SK에코플랜트는 과거 EV 10조원을 목표로 삼은 바 있다. 이를 위한 EBITDA 목표치는 8500억원이었다. IPO에서 EV는 EBITDA에 업계별 배수를 곱해 산정하는데, 당시 SK에코플랜트는 이 배수를 12배 안팎으로 가늠했다. 


SK에코플랜트의 3분기 누적 EBITDA는 6470억원이다. 전년동기 3688억원에서 무려 75.4% 급증한 수치다. 장기적 성장성을 강조하기에는 불안정한 실적 흐름이 나타났지만, 상장 시점에서의 EV 설득에는 유리한 실적 기반을 다져둔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 실적이 포함될 경우 당초 목표했던 8000억원대 EBITDA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건설산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건설사 EV/EBITDA 배수는 4~6배 구간에 형성돼 있다.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배수 목표치를 8배 안팎으로 뒀을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의 EV/EBITDA 배수가 8~9배 수준인데, SK에코플랜트가 SK하이닉스와 사업적 연계성을 강조할 경우 비슷한 배수를 받을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간 EBITDA 8000억원에 배수 8배를 가정하면 SK에코플랜트의 몸값은 6조4000억원대로 계산된다. 하지만 실제 시장 분위기와 SK에코플랜트 내부적 밴드 산정 전략에 따라 실제 몸값에는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올해 주가 신고가 경신을 이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배수는 더욱 긍정적으로 산출될 수 있다. 


최근 이어진 증시 '불장'도 호재다. 정부의 '코리아 밸류업' 정책과 내년 넥스트 반도체 기반 코스피 5000 계획은 IPO 시장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FI들은 시장 상황을 이유로 한 상장기한 연장에 회의적이다. SK에코플랜트가 상장기한을 미루지 못한 채 IPO를 완수하지 못할 경우 자본비용 부담이 커진다. SK에코플랜트는 FI와의 계약에 투자원금에 연 5%를 우선배당하고, 이후 매년 3%포인트씩 배당률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에스컬레이팅 조항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AI 인프라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고 재무 구조를 다듬어 온 만큼 이번 IPO가 도약의 기회를 포착하는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차입금 등 다양한 리스크가 산재해 있지만 반도체 호황기와 맞물린 성장성 설득에 성공한다면 기대 이상의 몸값도 노려볼 수 있다. 상장 시한에 발맞춰 SK에코플랜트가 정면 돌파를 통해 IPO 관문을 통과할지, 아니면 또 한 번 보수적 선택지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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