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칠성 서초동 부지개발에 필요한 사업비 조달 방안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롯데월드타워 개발 당시에는 부지를 소유하고 있던 롯데물산 등이 회사채 및 금융기관 직접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최근 롯데그룹의 유동성 및 자금조달 여력이 크게 저하된 탓이다. 이에 업계에선 외부자금 조달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얼마나 최소화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 중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 서초부지 개발에 프로젝트 리츠를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서초동 부지를 리츠에 현물출자하고 필요한 사업비 일부는 기관투자자 등을 통해 리츠 지분투자를 받아 마련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룹 유동성과 자금조달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외부자금을 유치하면 금융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프로젝트 리츠의 지분이 외부 기관투자자에게 넘어가면 그룹 내 핵심자산 일부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외부 투자자의 리츠 지분 참여를 통해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그만큼 롯데그룹의 수익 배분 비율이 낮아지는 구조다.
강남 한복판 노른자위 땅에 대규모 복합개발이 추진되는 만큼 서초동 부지에 개발되는 부동산은 롯데월드타워에 버금가는 트로피 에셋에 해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물산에 연간 4000억원에 육박하는 임대수익을 안겨주는 알짜 자산이다. 물가상승률 및 임차인의 매출과 연동해서 임대료가 조정되는 구조인 데 따라 임대수익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롯데칠성 서초부지 역시 개발이 마무리되면 롯데월드타워처럼 그룹에 안정적 현금흐름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월드타워와 마찬가지로 그룹 소유 자산으로 남겨둬야 해당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오롯이 그룹에 귀속될 수 있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앞서 롯데월드타워 개발 당시 주요 계열사만 참여하는 폐쇄형 출자 구조를 택했다. 롯데물산(75%), 롯데쇼핑(15%), 호텔롯데(10%) 등 지분 100%를 지켰고, 이후 2021년 롯데물산이 쇼핑·호텔 보유 지분을 약 1조4000억원에 매입하면서 완전한 단독 소유가 됐다. 덕분에 롯데월드타워에서 발생하는 수천억원 규모 입대수익은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롯데그룹의 든든한 유동성 재원 역할을 하고 있다.
서초부지 역시 개발 완료 시 오피스·상업시설의 임대수익이 기대되는 만큼 월드타워처럼 100% 자체 보유가 미래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시장 환경이 월드타워 개발 당시와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롯데그룹의 자금여력, 신용도, 건설경기 등을 고려하면 과거 롯데월드타워와 같은 100% 그룹 보유 모델을 그대로 재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지주의 사정만 살펴봐도 월드타워 개발 당시 AA+였던 지주의 장기신용등급은 현재 A+까지 추락한 상태다. 특히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뒤 신용도 하락은 더욱 급격히 진행되는 모양새다. 2019년 AA로 하락했던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은 2023년 6월 AA-로 하향조정된 뒤 2년여 만인 올해 6월 다시 A+로 떨어졌다.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지주사의 신용등급이 무려 3노치(notch) 하락할 정도로 과거 대비 그룹 전체 사정이 악화됐다는 시그널로 읽힌다. 신용도가 크게 하락한 만큼 금리·차입 여건도 불리해졌다. 이에 조 단위 자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개발사업의 금융비용 부담도 불어날 수밖에 없으며 불어난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이익체력도 저하된 상태다. 롯데그룹의 서초동 부지 개발에 프로젝트 리츠 활용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대규모 개발을 홀로 감당하게 되면 향후 수익성을 높을 수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높아 전형적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구조"라며 "리츠를 활용하게 되면 리스크를 외부 투자자에게 분산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롯데칠성 서초부지 개발에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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