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삼성전자가 쿼드레벨셀(QLC) 낸드플래시 제품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내년 메인 라인업은 V9(286단)으로 정해졌다. 전작인 V8(236단)에서는 QLC 비중이 제한적이었고, 후속작 V10(430단)도 아직 어떤 구조로 출시될지 불확실해서다. 지난해부터 'QLC 판매 확대' 기조를 내세웠으나 진척이 더뎠던 삼성전자는 최근 낸드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대응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V9 QLC 낸드는 내년 초 램프업(가동률 확대)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라며 "일단 평택캠퍼스 위주로 물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V9 낸드는 평택캠퍼스 4공장(P4) 페이즈(PH)1과 중국 시안 팹의 일부 라인에서 생산되고 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공급 부족으로 낸드플래시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의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낸드 시장은 QLC 기반 eSSD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분위기다. 주류였던 트리플레벨셀(TLC)은 셀 하나에 3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구조인 반면, QLC는 4비트를 저장해 동일 면적에서 더 많은 용량을 집적한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V9 QLC 낸드 양산 소식을 알렸다. TLC 제품을 내놓은 지 4개월 만이었다. 하지만 수율과 성능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올해 연말까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삼성전자의 QLC 메인 라인업 역시 V9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차세대 제품인 V10의 경우 아직 개발 단계에 있으며, 어떤 구조를 기반으로 생산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QLC 투자가 경쟁사 대비 보수적이었던 만큼, V9 QLC 램프업을 계기로 경쟁력 회복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는 낸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임에도 QLC 전환기에 전략적 판단이 늦어지면서 경쟁사보다 한발 뒤처지게 됐다.
앞선 관계자는 "당시 경영진의 판단 리스크가 매우 컸다. QLC보다 TLC에 집중하기로 했는데, 얼마 안 가 시장 내 QLC 채택이 확대되면서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재고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경쟁사보다 많은 물량을 떠안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전작인 V7과 V8에서도 QLC가 아닌 TLC를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꾸렸다. 반도체 업계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V7·V8 낸드 제품은 대부분 TLC로 구성돼 있다. QLC도 일부 있으나 소량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낸드 사업에서 ▲V8·V9 전환 가속화 ▲서버용 고용량 QLC 판매 비중 확대 등 전환 투자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로서 신규 증설 움직임은 없다. 평택캠퍼스 내 V9 주요 생산 거점인 P4 PH1의 경우 낸드 생산라인이 오히려 계획보다 축소된 바 있다. 낸드 전용 라인으로 구축될 예정이었으나, 최종적으로는 1a D램 생산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팹'으로 전환됐다.
앞선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과거 고객사의 무리한 낸드 증설 요구를 들어주다가, 시장 상황이 바뀌자 예상만큼 수요가 따라오지 않아 손해를 본 경험이 많다"며 "이런 학습효과로 인해 낸드 증설에는 한층 보수적인 입장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낸드는 시장 수요를 확인한 후 선단 공정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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