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글로벌 비만치료제 ETF 리그가 상장 1년 반을 넘기며 뚜렷한 성과 격차를 드러냈다. 차세대 성장 테마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투자 성적에서는 삼성자산운용만이 차별화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여전히 자금이탈은 발생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시장의 성장모멘텀이 생겨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리그는 2024년 2월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세 운용사가 잇달아 글로벌 비만치료제 ETF를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 매출 확대 기대감이 맞물리며 화려하게 출범했지만 이후 성과와 자금 흐름은 극명히 갈렸다.
최근 6개월 성과에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는 8.77%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했다. 반면 KB자산운용의 'RISE 글로벌비만산업TOP2+'는 -1.9%,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는 -0.97%로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기간을 좀 더 좁혀 최근 3개월(4.65%)과 최근 1개월(8.36%) 수익률을 살펴봐도 삼성운용의 ETF가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삼성운용의 성과 배경에는 투자 포인트 차별화가 있었다. 차별화된 종목 발굴과 시의적절한 리밸런싱 덕분에 가능한 성과였다. 해당 ETF를 운용 중인 김천흥 매니저는 "트럼프 정부 들어 타 국가 제약사에 대한 관세 위협 등으로 미국 제약사가 선호되는 분위기였다"며 "여기에 멧세라까지 인수되면서 미국 내 주목받는 강소 제약사는 바이킹 테라퓨틱스를 비롯해 매우 한정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TF 포트폴리오의 구성 종목 수는 11개로 모두 동일하지만 상위5개 종목의 비중은 KB운용이 80.79%, 미래에셋 76.44%, 삼성운용 68.63% 등으로 나타났다. 삼성운용 ETF의 종목 분산도가 높은 셈이다. 실제 구성 종목을 보면 가장 비중이 큰 종목으로 일라이릴리(LLY)를 배치한 것은 동일하지만 차순위로 노보 노디스크(NVO), 리듬파마슈티컬스(RYTM), 바이킹 테라퓨틱스(VKTX),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REGN) 등 차별화된 종목을 담았다.
순자산 규모는 성과에 비례하고 있다.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가 665억원으로 가장 크고 TIGER 글로벌비민치료제TOP2Plus가 617억원으로 뒤따르고 있다. RISE 글로벌비만산업TOP2는 50억원에 불과해 자금유출 부담을 안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회복되고 있지만 자금유입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삼성운용은 플러스 수익률에도 최근 6개월간 25억원이 순유출됐다. 미래에셋운용(-169억)과 KB운용(0억) 역시 자금 확보에 실패했다.
다만 비만치료제 산업 자체가 여전히 강한 성장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어 성과와 자금유입 사이의 괴리도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김 매니저는 "비만치료제 공급 확대 및 수출 증가로 펀더멘털은 견고한 편"이라며 "위고비보다 효능이 좋은 젭바운드 이후 경구약까지 등장하게 되고 약가 안정화 국면에 들어서면 공급량 증가만으로도 높은 시장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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