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명장(名匠)들이 조선업 현장에서 수십년 동안 누적해온 노하우를 디지털화해 조선 전문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장계봉 HD한국조선해양 수석AI연구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딜사이트 경영전략 써밋 2025'에서 "조선·건설기계 등 HD현대그룹의 사업 영역에서 AI 적용 사례를 늘려 제조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HD현대가 제조업 분야에서 AI 생태계를 꾸려나가는 데 중추가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세대 컴퓨터과학과에서 인공지능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장 수석연구원은 제조업 AI 전문가로 통한다. 2009년부터 2022년까지 HD현대인프라코어에서 스마트솔루션 개발을 담당했고 2022년 HD현대 AI 센터에 합류해 자율화 건설기계와 산업 AI 솔루션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로는 피지컬 AI 기반 자율 굴착기 플랫폼 기획이며 하드웨어 통합, 지능형 제어, 실시간 재계획(Real-time Replanning)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장 수석연구원은 이날 포럼에서 "AI는 그 자체로 제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툴이다"며 "생산과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AI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조선과 건설기계 등의 산업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AI를 목표로 기술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업 특유의 산업 특성과 현장에서 쓰이는 전문 용어들, 명장들이 보유하고 있는 노하우를 비롯한 암묵지를 디지털화해 AI 기반 제품으로 차별화하는 게 HD현대의 목표다"고 말했다.
HD현대는 조선업 1위 HD현대중공업을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다. AI 기반 자율·친환경 선박 기술을 비롯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AI를 적용해 제품화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계열사 아비커스의 자율 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 HD현대마린솔루션의 최적 항로 솔루션인 오션와이즈(OceanWise), HD한국조선해양의 AI 화물 운영 시스템 AI-CHS를 통합해 연비절감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장 수석연구원은 "오션와이즈를 HD현대오일뱅크 용선 선박 5척을 대상으로 실증한 결과 선박당 연간 100톤(t)의 연료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며 "선박당 연간 7000만원의 유류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HD현대는 안전 분야에서 야드와 선박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CCTV 안전 모니터링·관제솔루션 하이캠스((HiCAMS)를 올해 상용화해 조선 사업장 전 야드에 적용했다. 선박·야드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감지해 화재를 예방하고 선원의 안전장구 착용 여부를 모니터링한다. 선원의 쓰러짐을 영상 기반 AI가 인지해 더 큰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개발된 조선소 특화 AI 번역 솔루션 HD 에이전트(Agent)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조선소 현장에는 1만여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국적은 10여개국으로 다양한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한 업무 수행과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해 AI 에이전트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장 수석연구원은 "조선업에서도 스마트 야드(Smart Yard)를 도입해 설계·생산·검사 전 과정에서 AI를 적용함으로써 생산성·안전성·품질을 동시에 향상시키고 있다"며 "물리 기반 AI와 생성형 AI는 설계 최적화, 생산 자동화를 통해 산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기계 사업부문이 개발을 추진하는 무인굴착기는 피지컬 AI가 적용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또 AI의 총체적 기술 집약체로도 평가된다. 피지컬 AI는 하드웨어 장비에 지능이 결합된 개념이다. 장 수석연구원은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지능이 결합된 피지컬 AI가 대체하게 된다"며 "건설현장의 안전성과 생산성을 모두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수석연구원은 AI 투자와 개방형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는 더 이상 선택적인 연구개발 비용이 아니라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핵심 인프라 투자로 데이터 자산은 기업 평가의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며 "산업 AI 플랫폼에 선제적으로 포지셔닝하고 핵심 지능 모듈을 내재화하고 개방형 생태계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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