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차(EV)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급증하며 배터리 산업의 무게 중심이 기존 원통형(cylindrical) 중심의 사업이 각형(Prismatic)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각형 배터리의 구조적 특성상 ESS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공간 효율성과 안전성, 원가 절감 효과에서 강점을 보이는 각형 셀이 차세대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기업은 앞다퉈 각형 투자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사 얼티엄셀즈(Ultium Cells)의 2027년 예비 생산 계획이 대표적이다. SK온 역시 각형 생산능력을 확보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오는 2026년 독일 잘츠기터 공장에서 연간 40GWh 규모의 통합형 각형 셀 양산을 예고했다. 중국 CATL 또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각형 셀은 동일한 부피 대비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대형 EV·ESS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다. 모듈 부품 수를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어 제조 단가 절감 효과가 크고, 열 관리에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버리파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각형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약 512억 달러(약 69조 원)에서 오는 2032년 1554억 달러(약 210조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흐름은 부품업체에도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캡 어셈블리와 캔은 단순 금속 부품처럼 보이지만, 정밀 금형과 용접, 검사 공정이 집약된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꼽힌다"며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사가 벤더를 선정할 때 가장 엄격히 검증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도 각형으로의 전환 흐름에 적극 대응하고 나선 모습이다. 동원시스템즈는 참치캔 제조로 축적한 금속 성형 기술을 토대로 연간 5억 개 규모의 원통형 캔 생산라인을 구축, 알루미늄 양극박 사업을 병행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 중이다.
케이이엠텍의 경우 카메라모듈 제조 경험을 기반으로 이차전지 부품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최근 글로벌 배터리사와 800억원 규모의 각형 캔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해당 계약으로 해외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은 빠르게 각형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수요 확대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도 가속화되고 있고, 소재 및 부품 업체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양산 체제 확립과 품질 관리, 글로벌 인증 대응은 여전히 업계가 넘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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