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LIG넥스원이 약 2조원 규모의 전자전기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사실상 '수주전 첫 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사업은 한국군이 자체 전자전 항공기를 처음으로 갖추는 대형 프로젝트로, 해외 기술 의존도를 벗어나 국방 무기 자립과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은 정부가 내년부터 2034년까지 총 1조9206억원을 투자하여 전자장비와 교란장치를 갖춘 전략무기인 전자전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전자전기는 전자장비와 교란장치를 탑재해 적 대공레이더를 무력화하는 전략무기로, 북한 평양 일대의 다층 방공망 무력화와 공군 침투 능력 향상에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단순 무기체계 개발을 넘어 정부의 방위산업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다. 대규모 예산 투입을 통해 전자전 장비와 임무시스템의 국산화를 가속화함으로써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기술 자립으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목표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사업은 '체계종합=기체업체'라는 관행에서 벗어나, 임무장비와 네트워크 통합 역량이 새로운 경쟁 축으로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최근까지 방산 대형 사업은 KAI(기체) 중심 체계개발에 LIG넥스원(임무장비) 분업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LIG넥스원과 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2000년대 초반부터 약 20년간 주요 군용 항공기, 정찰기 개발 등에서 한 팀으로 협력해왔다. 대표적으로 KAI가 기체, LIG넥스원이 내부 임무장비(전자전 시스템 등) 개발을 담당하는 방식이었다. '백두체계 정찰기 2차 개발 사업' 등이 전형적인 예다.
두 회사가 각기 경쟁 팀을 꾸린 것은 20년 만에 '공동전선'을 접고 경쟁 관계로 전환한 첫 사례다. 업계는 이를 두고 "KAI 중심 플랫폼 독점 체제가 균열을 맞이했고, LIG넥스원이 고도의 복합무기 체계종합 역량을 입증한 상징적 장면"이라고 평가한다. 이는 단순 하드웨어 중심 개발에서 복합 전략·네트워크 중심 방산 개발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사업은 LIG넥스원이 대한항공과 컨소시엄을 꾸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제휴한 한화시스템을 평가 점수 4.5점 차로 제치고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대한항공은 사업예산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대상인 기체 부분을 담당하며, 비즈니스 제트기를 해외에서 도입해 개조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전자전기(Block-1) 체계개발 사업은 단순 참여를 넘어 대한항공 방산부문 포트폴리오 확대의 기점"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플랫폼 개조형 방산사업에서도 확실한 입지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전자전기 Block-Ⅱ 개발사업을 수행하고 한국형 해상초계기(KPX) 개발까지 이어지는 장기적 성장 전략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도 최신 전자전 항공기를 비즈니스 제트기나 전투기를 개조해 만드는 추세다. 미국은 기존 수송기를 G550 제트기로 교체했고, 중국 역시 Y-9에서 J-16D 전투기로 전환한 바 있다. 전자전기 5~6대만 공격편대로 운용해도 북한 평양 4중 방공망을 단시간 내 무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군은 평가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방위산업에서 기술력 있는 장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핵심 임무장비와 시스템의 기술 우위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은 디브리핑, 이의제기 검토 등 후속 절차를 거쳐 10월 중 최종 사업자 선정과 본계약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사업을 통해 개발되는 한국형 전자전기는 우리 공군의 방어·작전력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공군 인도 물량과 도입 일정은 단계적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공군에 도입될 전자전기는 총 4대로, 먼저 블록-1(기본형) 2대가 우선 납품되고, 이후 성능이 한층 개선된 블록-2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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