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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30년 독점 흔든 전자전기 '세 가지 균열'
조은비 기자
2025.09.25 07:00:23
①KF-21·수리온 독점 구도에도 특화 전략 부재·PT 완성도 약세·평가 구조 불리함 작용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4일 16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KF-21 전투기와 수리온 헬기 개발을 통해 30년간 '체계종합=KAI'라는 불문율을 굳혀온 독점 구도가 이번 전자전기 사업에서 처음으로 흔들린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대한항공 컨소시엄이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해지면서 체계종합 권력의 축이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최종 확정은 디브리핑·이의제기 절차를 거쳐 10월 중순 이후에 이뤄질 예정이다.


KAI는 지난 30년간 한국 항공기 체계종합을 사실상 독점해왔다. 한국 최초 초음속 훈련기와 2026년 전력화를 목표로 한 KF-21 보라매 전투기, 그리고 수리온 헬기까지 굵직한 국책사업을 주도하며 '체계종합=KAI'라는 공식이 굳어졌다. 그러나 전자전기 사업은 단순 플랫폼 개발이 아닌 임무장비와 네트워크 통합 역량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달랐다. 이 차이가 결과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전자전 장비 분야는 그동안 주로 LIG넥스원이 맡아왔고, KAI는 플랫폼 중심 개발에 집중해왔다. 이 때문에 KAI가 이번 사업에서 전자전 특화 전략을 내세우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자전기는 단순히 장비를 얹는 수준이 아니라 고출력 재머와 임무장비를 항공기에 안정적으로 결합하는 노하우가 필요한데, KAI가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후문"이라고 말했다.


방위사업청 평가에서 두 컨소시엄 간 점수 차는 약 4.5점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방사청이 세부 평가 항목과 배점을 공개하지 않아, 이 수치의 의미를 단정하긴 어렵다. 업계는 대한항공이 조기경보통제기·정찰기 개조 경험과 항공 인증 실적을 내세우고, LIG넥스원이 전자전 장비 경쟁력을 전면에 부각하며 설득력을 확보한 데 비해, KAI–한화 컨소시엄은 각자의 강점이 따로 존재할 뿐 이를 전자전기 맞춤 전략으로 통합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 강점은 분명했지만, 이를 묶어내는 시너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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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구조가 KAI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는 이번 평가가 임무장비와 체계 통합 능력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으로 보고 있다. 본질적으로 플랫폼 개발사인 KAI보다는 장비·개조 경험을 가진 LIG–대한항공 조합에 유리한 구조였다는 것이다. KAI가 독보적인 플랫폼 실적을 보유했음에도 전자전 특화 경험은 제한적이었고, 파트너 한화시스템 역시 항공 개조 경험은 부족해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KAI는 30년간 공고했던 독점 구도가 흔들리면서 후속 대형 사업에서 다시 체계종합 자격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업계에서는 "KF-21 파생형, 차세대 해상초계기, 유무인 복합체계 등 줄줄이 이어질 사업에서 어떤 전략을 내놓느냐가 KAI의 생존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위사업청은 우선협상대상자 확정시기에 대해 "점수가 낮은 업체가 디브리핑을 요청하거나 이의 신청을 제기할 수 있어 디브리핑과 이의제기 검토 등 후속 절차를 거쳐 10월 중 최종 사업자 선정과 본계약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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