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국내 최초 전자전기 전력화가 가시권에 들어섰다. LIG넥스원–대한항공 컨소시엄이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굳어지면서 30년간 이어온 '체계종합=KAI' 독점 구도는 균열을 맞았다. 그러나 업계의 시선은 판도 변화에 머물지 않는다. '국산 첫 전자전기'라는 상징 뒤에는 기체(플랫폼)와 지적재산권, 향후 성능개량·수출까지 좌우할 권한이 외국 원제작사에 좌우될 수 있다는 구조적 모순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은 해외 비즈니스 제트기를 들여와 군용 전자전기로 개조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해외에서 도입한 비즈니스 제트기를 국내에서 군용 규격으로 개조하고 국산 전자전 장비를 통합·탑재해 전자전 임무용 군용기로 전환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승객용 좌석을 장비실로 교체하고, 무게 중심·출력·냉각까지 완전히 재설계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관건은 '지상 통합–비행시험–감항인증'의 전 과정을 끝까지 주도해낼 수 있느냐다. 하지만 업계는 LIG넥스원과 대한항공의 '완결형' 체계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작업은 지상에서 통합만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실제 비행과 시험인증까지 이어져야 하는데, LIG넥스원과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항공기 전체 체계 통합을 해본 경험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이에 대해 "과거 P-3C 성능개량, 백두 1차 사업 등에서 감항인증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업계는 해당 사업은 ADD와 미국 L3가 주관했으며, 대한항공은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다고 평가한다. 유인 항공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통합해 감항인증까지 마무리한 경험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체계종합의 실질적 주도권도 불투명하다. 체계종합은 LIG넥스원이, 기체 개조와 감항인증은 대한항공이 맡는 구조다. 업계는 두 회사 모두 항공기 전체 '완결형' 체계통합 경험이 부족한 데다, 시험비행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한항공과 전체 통합을 맡은 LIG 중 누구의 책임인지가 모호하다고 본다. 책임 소재가 흐려지면 결함 원인 규명과 수정 권한이 분산돼 결국 기체 원제작사(OEM) 지원에 의존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리스크는 일정 지연과 비용 증가로 연결돼 국가 재정과 군 운용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업계는 이러한 구조가 해외 OEM 협력에 다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한항공도 "이번 사업은 기본 항공기를 개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OEM 기술 지원이 꼭 필요하다"며 "원작사 비즈니스 제트를 가져와 개조하는 방식이어서 기존 업체(봄바르디어)의 기술 보호 항목이 존재한다. 따라서 원작사의 지원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난관에 부딪히면 해외 OEM 협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사업비가 해외로 유출될 뿐 아니라 데이터 안보까지 외부에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전기 사업은 현재 블록-Ⅰ 단계로 추진되고 있다. 업계 설명에 따르면 블록-Ⅰ은 초기 전력화와 개조·체계통합·감항인증의 완수를 목표로 하는 성격으로, 사업 기간은 약 8년 6개월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그다음 단계인 블록-Ⅱ다. 블록-Ⅱ에서는 성능개량과 운용 확장, 수출 연계 등 후속 과제가 논의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체 원제작사(OEM)의 지적재산권(IPR)·데이터 접근권이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Ⅰ은 시범 운용에 가까운 단계라면 블록-Ⅱ가 사실상 본게임"이라며 "해외 원제작사 종속이 지속될 경우 추가 개조·성능개량에서 발목을 잡힐 수 있고, 국산화율이 높아 보여도 통제권은 외부에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관사인 LIG넥스원은 "현재 평가 진행 중인 사업 관련 답변이 제한됨을 양해 바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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