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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유화, 이순규 회장 가족기업 일감 몰아주기
이우찬 기자
2025.09.22 09:00:22
비상장 KPICC 끼워넣어 상품 매입 거래, 대한유화 3년 적자에도 오너기업 배당 동력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2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석유화학 구조조정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NCC 최대 370만톤(t) 감축을 목표로 잡았다. 통폐합을 둘러싼 기업 사이의 이합집산이 예상된다. 여천NCC에서 수십년 동안 4조원을 배당으로 받은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비판을 받으며 대주주 책임론도 불거졌다. 정부는 대주주와 모기업의 자금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며 기업의 자구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채권단을 동원해 기업을 압박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딜사이트는 대주주 배당, 오너 보수 등을 잣대로 석화 사업재편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 기업의 책임경영을 들여다본다.
이순규 대한유화 회장. (제공=대한유화)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이순규 회장이 대한유화의 3년 연속 영업적자에도 연간 수십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할 수 있는 것은 비상장 기업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KPICC) 덕분이다. 이 회장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KPICC는 대한유화의 일감 몰아주기 덕분에 연간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한다. KPICC는 비상장기업인데다 지분 대부분을 이 회장이 소유하고 있어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눈치볼 주주도 없는 형편이다. 


2005년 설립된 KPICC는 석유화학 제품 무역업, 물류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대부분 매출은 대한유화가 생산한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데서 발생한다. 이 회장과 배우자 김미현씨의 지분율은 각각 89.19%, 7.06%로 사실상 오너일가의 가족 기업으로 통한다. KPICC는 대한유화 지분 32.6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회장이 비상장 개인 기업 KPICC를 통해 상장사 대한유화를 지배하는 방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유화는 지난해 KPICC와 내부거래로 1조589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결 매출 2조8000억원의 57%에 해당한다. 2023년과 2022년 KPICC 상대 매출액은 각각 1조4590억원, 1조310억원이었다.


KPICC 재무제표에는 이 같은 거래는 매입 거래로 기록된다. KPICC의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1조7338억원이다. 이중 1조5894억원이 대한유화와 매입 거래에서 나왔다. KPICC 매출이 대한유화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서 나오는 것이다. 이 같은 거래의 정점에는 이 회장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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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부분은 매출원가와 이익률이다. 지난해 KPICC 매출원가는 1조7084억원이다.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인 매출원가율은 98.5%에 달했다. 마진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영업이익도 적을 수밖에 없다. 영업이익 9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0.6%에 불과했다. 원재료를 확보해 제품을 만들고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구조가 아니라 대한유화의 상품을 KPICC가 매입해 단순 중개하는 방식이다. 대한유화가 직접 상품을 팔지 않고 KPICC를 끼워 넣어 고객사에 판매하는 구조인 것이다. 이 회장 일가 소유의 KPICC는 '손 안 대고 코 풀기'의 사업을 하는 것과 같다.


이순규 회장-KPICC-대한유화로 이어지는 옥상옥 지배구조와 내부거래로 결국 이 회장이 이득을 보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유화는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51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유화는 SK그룹 석유화학기업 SK지오센트릭과 NCC 설비 통폐합을 논의하고 있을 만큼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러나 이 회장은 KPICC를 통해 연간 42억원의 배당금을 매년 지급받으며 대주주 책임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한유화 소액주주 쪽에서는 불만을 품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직접 거래를 통해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데 KPICC를 통하면서 대주주 배불리는데 대한유화가 활용되기 때문이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석유화학 대주주 책임에 관한 물음에 "계획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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