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대출채권 확대에 따른 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롯데카드의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 팩토링채권 연체와 홈플러스 카드대금 미회수 등 대규모 부실채권 발생으로 대손충당금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섰고, 순이익은 1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준비금 비중으로 충격을 흡수하고 있으나, 수익성 방어에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말 대손충당금 잔액(실적립액)은 1조5119억원으로 2022년 말 이후 2년3개월 만에 12.4%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요구액(1조4443억원)의 104.7% 수준으로 충족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충당금(7406억원·49%)보다 자본으로 분류되는 준비금(7713억원·51%) 비중이 더 높았다.
카드사가 쌓는 대손충당금은 충당금과 준비금으로 구분된다. 국제회계기준(IFRS9)에 따른 자체 평가 기준으로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에 대해 선제적으로 쌓는 충당금은 당기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면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대손충당금의 부족분을 준비금으로 쌓는다. 준비금은 자본으로 분류되며 이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은 빠른 영업자산 확대에서 비롯됐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롯데카드의 영업자산은 24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5% 증가했다. 업계 평균 성장률(3.9%)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롯데카드의 영업자산 성장률은 2021~2022년 연평균 20%대를 기록했고, 2023년에도 9.4% 늘며 고성장을 이어갔다. 일시불·할부결제자산뿐 아니라 기업금융 중심 대출채권도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2023년 이후 카드론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본격화되면서 충당금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롯데카드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조5000억원을 넘어섰고, 1년 새 18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팩토링채권 연체 발생과 홈플러스 카드대금 미회수가 발생함에 따라 자산건전성 저하가 가속됐다. 팩토링채권은 매출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올해 초 롯데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도소매 렌탈사에 대한 채권에서 대리점(차주)에 대한 물품과 용역 공급 지연으로 776억원 규모의 연체가 발생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여파로 793억원(구매카드 600억원, 법인카드 193억원)을 회수하지 못했다. 이 영향으로 상반기 연체채권비율은 2.3%로 뛰었고, 카드론 1개월 이상 연체율도 2.7% 수준에 머물고 있다.
수익성은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1354억원으로 전년(3748억원) 대비 2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440억원에 그치며 전년동기대비 38.5% 줄었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2%포인트(p) 하락한 0.4%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취약 차주의 이자 부담과 다중채무자 리스크로 자산 건전성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취약차주의 높은 이자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은 대출성자산(현금서비스, 카드론, 리볼빙)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위험이 높아졌다"며 "올해 9월 신용사면 시행, 배드뱅크 설립 추진 등 정부의 구제 정책도 향후 롯데카드의 자산건전성에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롯데카드는 충당금 대신 준비금을 적립함으로써 금융당국의 기준을 충족함과 동시에 이익 손실 부담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국내 8개 카드사 중에서 준비금의 비중이 가장 높다. 1분기 말 50%대의 준비금 비중을 보이는 카드사는 롯데카드 외에 KB국민카드(50.2%)와 BC카드(50.1%) 두 곳뿐이다. 현대카드(45.9%), 하나카드(44.8%), 우리카드(43.3%)는 40%대의 준비금 비중을 나타내고 있으며, 신한카드(37.7%)와 삼성카드(37.2%)는 그보다 낮은 30%후반대의 비중에 그친다.
이와 관련해 롯데카드는 준비금 비중 확대가 의도된 전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카드사마다 채권의 종류나 연체율 등에 대한 저마다의 기준을 가지고 충당금을 먼저 쌓고 있고, 감독기준에서 요구하는 적립액 부족분을 준비금으로 적립하다 보니 비중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수익 보전을 위한 의도적 조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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