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포스코그룹이 HMM 인수 참여를 저울질 하는 것은 그룹 안팎으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철강·이차전지 소재의 핵심 사업부문이 정체에 놓이면서 그룹 현금창출력은 크게 둔화됐다. 리밸런싱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신사업 확장에 골몰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잇단 인명 사고가 발생하면서 그룹 전체의 사기도 저하돼 있는 형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재계 6위 포스코는 HMM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과 계약을 맺고 자문단을 꾸렸으며 그룹 주력 사업부문인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와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검토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는 국내 해운 물동량의 10%가량을 차지하는 대형 고객사로 알려졌다. 직접 해운업에 뛰어들게 되면 물류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는 과거 포항제철 시절 해운사 '거양해운'을 경영한 이력도 있다.
HMM 인수의 사업성을 검토하는 것은 주력 사업 부진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철강·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정체로 그룹 전체 현금창출력이 크게 줄었다. 포스코홀딩스의 연결기준 에비타(상각전 영업이익·EBITDA)는 2022년 8조5440억원에서 2023년 7조376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6조1580억원까지 감소했다. 올해 반기 3조21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조2600억원)와 비슷한 규모다. 에비타는 현금창출력을 뜻한다.
철강사업의 경우 미국 관세라는 대외 변수로 위축돼 있다.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 철강·알루미늄 50% 관세 조치를 발효했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 비중이 높고 현지 생산설비가 부재한 국내 철강사들의 경우 실적 저하 우려가 커진 셈이다.
이차전지 소재사업의 경우 투자 확대 구간인데다 실적 부진도 겹쳐 있다. 주력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의 올해 반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063억원, 179억원이다.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27%, 56% 감소했다. 그룹 전체의 재무 부담도 커졌다. 포스코홀딩스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20년 말 5조원에서 지난해 말 12조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리밸런싱을 거듭했다.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는 신사업 물색을 위한 과정으로 평가됐다. 이번에 HMM 인수를 검토하면서 신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그룹 차원에서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 구조 개편을 진행하며 실탄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홀딩스의 6월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현금성자산은 3조9870억원이다. 순현금 3조원에 달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구조조정으로 9500억원가량을 확보했다. 베트남 몽즁2 석탄발전소를 매각하고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처분했다. 올해 말까지 총 2조1000억원의 실탄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최근에는 포스코장가항불수강(PZSS) 보유 지분 전량(82.5%)을 처분하며 4000억원가량을 확보했다.
HMM 인수 카드가 그룹 전반의 분위기 반전을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이앤씨에서 올해 인명 사고가 잇따르며 정희민 대표이사가 취임 8개월 만에 물러났다. 장인화 회장 취임 1년차였던 지난해의 경우 포스코 협력사 사망자 수는 6명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에서도 포스코 계열사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에 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글로벌 안전 전문 컨설팅기업 SGS와의 협력하기로 하며 안전경영에 힘쓰는 상황이다. 실적 부진과 ESG 리스크를 타개하는 것이 급선무로 평가된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은 전사 차원에서 저수익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며 구조개편과 현금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며 "주력 사업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발굴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중요한 과제다"고 평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HMM 인수 검토에 관해 "향후 성장성이 유망하고 그룹사업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는 수준이다"며 "인수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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