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포스코그룹이 삼일PwC·보스턴컨설팅그룹과 자문단 꾸려 HMM 사업성 검토를 시작했다. 그룹 사업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검토한다는데, 이를 바라보는 해운업계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포스코그룹이 2020년 물류 통합 자회사 '포스코GSP' 설립 발표 당시와 비슷한 양상이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포스코그룹의 해운업 진출 의지와 전략적 검토의 깊이가 한층 강화됐다는 점이다. 즉 2020년에는 물류 효율화 차원에서 자회사 설립을 추진했다면 이번에는 HMM 인수를 통해 해운업에 직접 진출할 가능성과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그룹은 2022년 해운업 진출 의사가 없다며 해운업계와 상생협약을 체결해 갈등을 봉합했으나 불과 3년 만에 약속을 뒤집었다.
포스코그룹은 유연탄, 철광석, 배터리 소재 원료 등을 수입하고 철강재 수출하는데 연 3조원의 물류비용을 쓴다. 철강 자회사인 ㈜포스코는 철광석과 석탄 운송을 위해 장기용선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계약 중인 선박은 36척이며 평균 잔여 계약기간은 약 6년이다. 대형 화주인 만큼 해운 사업 부재에 아쉬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러니 포스코그룹의 해운업 도전은 오랜 시간 끈질기게 반복됐다. 과거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제철은 1990년 대주상선을 설립했다가 1995년 한진해운에 매각하고 관련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전문성 부족 탓해 진출 5년 만에 사업을 접었음에도 또다시 도전했다. 2009년 대우로지스틱스를 인수하며 해운업 진출을 노렸지만 업계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그룹은 2020년 5월 물류 자회사 포스코GSP(Global Smart Platform)(가칭) 설립을 공식 발표한다. 그룹내 흩어져 있는 물류업무를 일원화하는 자회사를 설립해 그룹 물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었다.
해운업계가 즉각 반발했다. 한국선주협회(현 한국해운협회)를 비롯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한국항만물류협회 등이 정부에 물류 자회사 설립 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입항거부와 화물연대 파업 등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과거에도 해운업 진출을 시도한 전적이 있기 때문에 물류 자회사 설립이 해운업 진출의 빌미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스코그룹은 물류 자회사 설립은 해운업 진출과는 무관하며 효율적인 물류업무와 비용절감이 주목적이라고 강조했으나 해운업계를 설득하지 못했고 결국 자회사 설립을 철회했다. 포스코그룹은 물류 자회사 설립이 실패하자 대안으로 기존 자회사인 포스코플로우에 물류 기능을 통합했다. 이후 포스코플로우가 2022년 해운업계와 상생업무 협약식을 체결하며 업계와 포스코그룹간 물류 자회사 설립 갈등을 봉합했다.
그러던 포스코그룹이 또 한번 해운업 진출을 노린다. 반복되는 시도에 해운업계는 포스코그룹에 강한 반발 기류를 드러내고 있다. 2022년 포스코그룹이 해운업계와 상생협약을 통해 "해운업 진출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던 입장을 번복한 것이어서 파장이 더욱 크다.
해운업계는 포스코그룹의 해운업 진출을 무기한 반대한다는 강수를 내놨다. 한국해운협회는 11일 임시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포스코의 HMM 인수 철회 요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임시총회는 해운협회 회원사 116개사가 참여했다. 협회는 "대량화주 기업이 해운업에 진출했던 과거 사례 모두 해운업과 기업 자신에게 피해만 입히고 실패로 끝났다"며 "포스코그룹의 해운업 진출은 자가화물 수송으로 물류비 절감이 어려울 뿐 아니라 해운 생태계 파괴를 넘어 수출입 물류 차질 등 우리나라 전체 산업과 국민경제에 피해와 불편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만 일각에선 해운업계의 강한 반발에도 포스코그룹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본업인 철강 사업이 부진한 데다, 공격적으로 키우던 이차전지 소재 사업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규모 물동량을 기반으로 한 해운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포스코그룹은 HMM 인수와 관련해 해운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포스코그룹 측은 "향후 그룹 사업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는 수준에 있다"면서도 "인수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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