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공사)가 예고한 대로 조정기일에 불참하면서 면세점들이 요구한 임대료 조정이 실패로 돌아갔다. 법원이 강제조정을 할 수 있지만 공사가 소송을 진행하면 효력이 무효가 된다. 국내 면세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한 가운데 원칙만 강조하는 공사의 일방적 태도에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유연한 대처를 보이고 있는 해외 공항 사례와 비교하면 이번 공사의 결정이 더욱 아쉽다는 반응이다.
28일 인천지방법원에선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제기한 차임감액청구 2차 조정기일이 열렸다. 최근 2차 조정기일 불참 의사를 밝힌 공사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양쪽의 입장을 조율해 중재안을 내놓는 '조정' 절차가 무색해졌다.
재판부는 2주 뒤에 강제조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이는 이름과는 다르게 '강제성'은 없다. 강제조정안이 나와도 공사가 2주 안에 이의 신청을 하고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럼 강제조정안의 효력은 사라진다.
공사가 완강한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결국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적자 감수 운영과 중도 퇴점 위약금 부담 중에서 어느 쪽이 덜 손해보는 선택지인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두 사업자는 현재 매월 약 60~70억원 안팎의 적자를 보고 있다.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점할 경우 지불해야 할 위약금은 2000억원 가량으로 파악된다.
이번 조정 절차가 시작된 이후 면세업계에서는 공사도 해외공항처럼 유연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홍규선 동서울대학교 관광학과 교수가 국회토론회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경우 대기업 면세사업자와 재연장 계약을 맺을 때 임대료를 15% 인하해주고 있다.
중국 상하이공항도 2023년 12월부터 최소보장액을 4분의 1 수준으로 인하했으며 실제 매출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지는 영업료율 납부 방식을 적용해 면세사업자들의 부담을 낮췄다.
홍콩과 태국공항 역시 임대료를 인하해 달라는 면세사업자 요구에 따라 현재 검토를 진행 중이다. 태국공항은 용역을 맡겨 합리적인 타협선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공사는 그간 면세점 임대료를 통해 탄탄한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여전히 원칙만 강조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공사의 신용도를 평가하며 '안정적인 임대료'가 수익을 유지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인천공항은 면세점 수익의 70% 가까이를 비항공 부문에서 올리고 있고 이 중 상당 부분은 면세점 임대료 수익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나란히 적자를 기록한 신라·신세계면세점과 달리 공사는 2023년부터 흑자로 돌아선 뒤 수익을 내고 있다. 공사는 2023년 5325억원, 작년 741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이 양측의 입장을 고려해 조만간 강제조정안을 마련하겠다는 것과 관련해 공사 측은 "조정안 수용 의사가 없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필요할 경우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륙아주 측은 "일단 법원의 조정안을 기다려 본 뒤 향후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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