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스닥 상장사 '티엑스알로보틱스'가 상장 직후 두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기업공개(IPO) 당시 안정적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와 달리 매출 이연, 판관비 증가,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이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이번 적자를 '성장 과정에서 불가피한 투자'로 규정하고, 신제품 출시와 대형 커머스 고객사를 기반으로 하반기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단기간 내 실적 개선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엑스알로보틱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 16억원, 순손실 15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애당초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상장 당시 구체적인 매출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로봇.물류 자동화 산업은 시장환경 수주 시점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목표치를 공개할 경우 달성 여부에 따라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티엑스알로보틱스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점쳐왔다. 한국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티엑스알로보틱스의 올해 매출액은 770억원, 영업이익은 73억원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최대 키머머스 고객사를 기반으로 물류 솔루션 매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올해도 로봇 부문의 고성장이 전사 외형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상장 전까지는 성장세가 뚜렷했다. 매출은 2022년 227억원, 2023년 332억원, 2024년 572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매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은 티엑스알로보틱스가 상장 전 비교가치 평가법을 PSR(주가매출비율)로 택하는 배경이 됐다. PSR은 기업의 주가를 매출액으로 나눈 값으로, 매출액에 비해 주가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는 지표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흑자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경영이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상장 직후인 1분기와 2분기부터는 적자전환했다. 꾸준히 성장하던 매출액은 이연되면서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IPO에 따른 지출 비용 상승에 따라 적자전환했다.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비용 증가다. 올해 상반기 판관비는 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4.9% 늘었다. IPO 추진에 따른 광고선전비는 3억원으로 293% 증가했고, 신사업 확대와 조직 확충으로 인건비도 16억원으로 52.0% 늘었다.
연구개발비용도 많이 증가했다. 티엑스알로보틱스는 로봇 및 물류자동화 사업과 관련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올 상반기에만 4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액의 2.47%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연구개발비율은 1.4%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 주가도 하락세다. 상장 당일 2만700원으로 출발했던 주가는 8월 27일 기준 1만2300원으로 떨어졌다.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이번 적자가 구조적 문제보다는 성장 전략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티엑스알로보틱스 관계자는 "신규 사업 확장과 자본 유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비용이 늘었고, 매출 이연도 영향을 미쳤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사업 역량과 영업 활동을 중심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쿠팡 등 대형 커머스 기업이 입점한 물류센터에 물류자동화시스템을 꾸준히 공급하는 동시에 로봇자동화 서비스 공급 본격화를 앞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화로봇·배연로봇, 청소로봇 등 서비스로봇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2021년 8월 유진그룹 물류 계열사인 유진로지스틱스가 태성시스템을 인수한 데 이어 2022년 5월 태성시스템이 로탈을 품었다. 이후 2024년 6월에 태성시스템이 로탈을 흡수합병해 단일화한 후 현재의 사명을 갖게 됐다.
현재 티엑스알로보틱스의 최대주주는 유진로지스틱스가 40.1%로 최대주주이며, 2대 주주는 17.5%의 지분을 보유한 로지테크홀딩스다. 로지테크홀딩스는 사모펀드(PE)인 유진프라이빗에쿼티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SPC(투자목적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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