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강남구 논현동 파라다이스빌딩 부지를 활용한 개발사업이 4년째 브릿지론 만기만 늘리며 지연되고 있다. 당초 주거시설 개발이 예정됐었지만 인허가 등 문제에 발목이 잡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고, 이후 주거시설 대신 오피스 개발로 방향을 선회했다. 하지만 계획 변경 이후에도 1년 넘도록 진척이 되지 않는 모습이다.
시행사 PIA가 파라다이스빌딩 개발을 위해 설립한 피아이에이논현피에프브이는 2022년 토지 매입을 위해 자금을 조달한 이후 연간 100억원에 육박하는 이자비용만 부담하고 있다. 개발계획이 지체되면서 금융비용 부담에 따른 사업성 저하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고금리 브릿지론만 3년째…금융비용 부담 눈덩이
17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시행법인 피아이에이논현피에프브이는 최근 1050억원 규모 PF 만기가 도래한 데 따라 대출약정 변경을 통해 만기를 내년 1월까지 6개월 연장했다. 해당 PF대출은 강남구 논현동 92-2번지 파라다이스빌딩 부지를 개발하기 위해 일으킨 브릿지론이다.
피아이에이논현피에프브이는 새마을금고 및 전북은행을 통해 선순위(트랜치A) 750억원을, 유동화 SPC '드림구삼논현제일차'와 '브이아이PF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에서 중순위(트랜치B) 200억원을 조달했다. 후순위(트랜치C) 대출 100억원은 드림구삼논현제이차를 통해 마련했다.
최초 대출약정일은 2022년 6월29일이었다. 2023년 7월 만기가 도래하자 1차 대출약정 변경계약을 체결해 만기를 1년 연장했다. 이후 2024년 7월 2차 변경계약부터는 만기를 6개월 단위로 늘리며 2025년 1월에 3차, 2025년 7월에 4차 변경약정까지 체결했다. 2022년부터 3년 넘게 브릿지론 만기 연장으로만 버티고 있는 셈이다.
파라다이스빌딩 부지 개발사업은 시행사 PIA가 피아이에이논현피에프브이를 통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2022년 6월 토지 매입 당시에는 하이엔드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는데, 지난해 업무시설 및 교육연구시설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와 같은 사업계획 변경 등 영향으로 본PF 조성 및 착공 등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2022년 6월부터 3년 넘게 고금리 브릿지론으로 연명하고 있는 탓에 연간 금융비용 부담은 평균 1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2023년 1차 변경약정 당시 선순위 대출 금리는 COFIX 변동이율에 가산금리 6.8%가 붙는 조건이었으며, 중순위와 후순위 금리는 각각 12%, 13%였다. 2023년 6월 기준 COFIX이율(신규취급 기준)은 3.52%였는데, 가산금리 6.8%를 적용하면 선순위 대출금리는 10%를 웃돌게 된다. 중순위, 후순위 이자까지 더하면 연간 금융비용이 무려 113억원에 이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해 7월 선순위 750억원의 금리가 6.02%~6.80%로 하향조정됐고, 덕분에 연간 금융비용 부담은 83억원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었다.
피아이에이논현피에프브이가 2022년 6월부터 본PF 전환 없이 고금리 브릿지론만 유지하고 있는 데다, 브릿지론 대출 외에도 PIA 등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끌어온 기타 차입금에 대한 이자까지 고려하면 약 3년간 총 300억원 규모의 금융비용을 부담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부지매입 평단가 인근 최고기록…비싼 땅값에 수익성↓
사업이 지연돼 브릿지론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된다. 사업에 속도를 붙여야 하지만 해당 부지를 고가에 매입한 탓에 개발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 게 선결 과제다.
사업계획 및 부지매입이 이뤄진 시기에는 하이엔드 오피스텔 개발사업이 우후죽순 추진됐었다. 2023년 이후 금리 급등 및 수요 위축 등 영향으로 하이엔드 주거시장은 급격히 냉각됐다. 당시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앞다퉈 부지를 고가에 사들인 곳들은 사업성이 크게 저하된 상태다.
PIA도 높은 개발이익을 기대하고 2022년 5월 강남구 논현동 92-2번지 일원의 310.03평(1024.90㎡) 규모 토지를 1005억원에 사들였다. 평단가는 3억2400만원으로 도산대로에서 가장 높은 몸값에 거래된 부동산으로 꼽힌다. 특수관계인 사이 거래를 제외하면 3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가장 높은 평단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보다 3개월 뒤인 2022년 8월 선릉로를 마주하고 있는 청담빌딩(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41번지)이 평당 3억9천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청담빌딩은 강남구청역 3-1번 출구에서 50m 떨어진 초역세권 부동산이다.
파라다이스빌딩은 도산대로를 마주하며, 압구정로데오역(수인분당선)과 강남구청역(수인분당선, 7호선)에 도보 10분~13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빌딩 부지의 평단가는 초역세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청담빌딩의 83%에 이른다.
앞서 5월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 114번지 일원 983.97평 토지가 공매목적으로 감정평가를 받은 결과 3100억원에 평가됐었다. 해당 토지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가 인테리어를 맡아 하이엔드 주거시설 '포도 바이 펜디 까사'로 개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본PF 전환 실패 및 브릿지론 만기 도래 등이 겹치며 결국 사업은 무산됐고 공매가 결정됐다.
논현동 114번지의 감정평가액 기준 평단가는 3억1500만원으로, 3년도 더 전에 거래된 파라다이스빌딩 부지보다 낮은 가격이다. 이마저도 유찰이 계속되고 있는 탓에 실제 새 주인을 찾기 위해선 가격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2022년은 '하이엔드 개발' 열풍과 더불어 금리 부담도 훨씬 낮았기 때문에 가치가 과도하게 책정된 시기였"라며 "지금은 개발비 회수가 쉽지 않은 구조로, 과거 부지를 고가에 매입한 프로젝트 대부분이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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