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신성통상이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결과 염태순 회장 측이 지분 94.55%를 확보했다. 다만 공개매수 과정에서 목표한 지분 16.13%(2317만8102주)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상장폐지를 위한 요건인 지분율 95%를 넘기지 못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신성통상이 장내 상시 매수를 계속해 잔여지분을 사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성통상은 9일 공개매수결과보고서를 통해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이 각각 신성통상 지분 7.48%(1074만3949주), 3.20%(460만4549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앞서 신성통상의 1·2대 주주인 비상장사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지난달 9일부터 이달 9일까지 한 달간 주당 4100원에 신성통상 지분 16.13%(2317만8102주)를 공개매수해왔다.
신성통상은 SPA 브랜드 탑텐과 지오지아 등을 보유한 1세대 패션업체다. 염태순 회장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이 각각 1·2대 주주다. 이번 공개매수 결과 신성통상의 지분구조는 가나안 53.11%, 에이션패션 23.22%, 염 회장 2.21%, 염혜영 5.30%, 염혜근 5.30%, 염혜민 5.30%, 박희찬 0.10%, 소액주주 5.45% 등으로 조정됐다. 염 회장 측 지분은 94.55% 수준이다.
염 회장 측이 신성통상의 공개매수를 진행한 이유는 자진 상장폐지를 위함이다. 현행법상 자진 상폐를 위해서는 대주주가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이 요건만 충족하면 나머지 5%의 지분은 강제로 매입할 수 있다. 이에 신성통상은 지난해 1차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매수가가 2300원으로 과거 내부거래가인 4920보다 낮아 5.9%의 지분만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신성통상의 자진 상폐는 그동안의 소액주주들과의 갈등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간 이 회사는 2012년부터 무배당 기조를 유지하며 3000억원대의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기만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후 소액주주의 반발에 시행한 2023년 배당도 주당 50원(배당성향 8.6%)에 그친데 반해 비상장사인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대규모 배당을 단행하면서 오너일가 배불리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신성통상 소액주주들은 6% 이상의 지분을 결집해 연대를 결성하고 단체 행동에 나섰다. 최근에는 임시주주총회 소집, 감사 선임, 특별 배당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제출하며 사측과의 긴장이 고조됐다. 특히 이들은 신성통상의 2차 공개매수를 앞두고 2021년 염 회장이 세 딸에게 증여한 지분의 가치(4920원)보다 높은 매수가를 제시하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나아가 시장에서는 신성통상의 자진 상폐가 오너 2세의 승계를 염두해둔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염 회장은 이미 장남 염상원 씨에게 가나안 지분 82.43%를 증여한 상태다. 가나안이 실질적인 그룹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면서 신성통상과 에이션패션을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를 구축해 놓은 셈이다.
다만 신성통상이 상장사로 유지될 경우 그간 염 회장를 필두로 한 최대주주 중심 운영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상법개정으로 인해 자사주소각 의무화, 주주환원 요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도 신성통상의 상장폐지를 부추기고 있는 요소로 조명된다.
결과적으로 신성통상은 향후 장내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이 나온다. 자진 상폐를 위해 남은 지분율이 0.45%에 불과한 만큼 추가적인 자금을 투입해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은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매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신성통상의 주가는 7월 11일 10시 기준 4075원으로 지분 0.45%는 26억원 수준이다.
이와 관련 시장 관계자는 "신성통상이 공개매수를 통해 94.55%의 지분을 확보한 만큼 조만간 장내 상시 매수를 통해 자진 상폐 요건을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라며 "염 회장의 나이가 70대를 넘어섰으니 승계 작업을 빠른 시일 내 마무리하고 싶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신성통상은 자진 상폐에 대해 "경영활동의 유연성과 의사결정의 신속함을 확보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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