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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관리' 급한 교보자산신탁, 배일규 카드 통할까
김정은 기자
2025.06.27 07:00:23
책준형 사업장 대손비용 확대로 7분기 연속 적자…리스크 관리 강화 목적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5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일규 전 신한자산신탁 대표 프로필.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기자)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교보자산신탁이 배일규 전 신한자산신탁 대표를 사외이사이자 리스크관리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교보자산신탁이 책임준공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탁사업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리스크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배일규 전 신한자산신탁 대표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배 이사의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로, 2년간 교보자산신탁의 사외이사 및 리스크관리위원장을 맡았다. 한 신탁사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 타 신탁사 사외이사로 선임된 경우는 업계에서도 첫 사례로 꼽힌다.


배 전 대표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약 7년간 대표자리를 역임하며 신한자산신탁을 이끌었다. 그는 신한자산신탁이 아시아신탁이였던 시절부터 대표자리를 맡았으며, 2019년 신한금융그룹으로 인수된 이후에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대표 자리를 지켰다. 특히 그는 신한자산신탁이 금융지주 계열사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을 적극 확대하던 시기에 최전선에 있었다.


이번 인사는 교보자산신탁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신설된 이후 첫 위원장 교체다. 위원회는 2021년 신설됐으며, 전영래 전 남대문세무서장이 지난 4년간 위원장을 맡아왔다. 전 위원장은 세무관료 출신으로 내부의 회계·세무 리스크와 외부 감사 대응 등을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 부문에 자문을 맡아 왔다. 이번 인사를 두고 업계에서는 신탁사업의 실질적인 리스크 대응을 강화하려는 방향 전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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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교보자산신탁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며, 올해 1분기에는 597억원의 영업손실, 499억 원의 순손실을 내 국내 주요 신탁사 중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냈다.


실적 부진의 핵심 원인은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장에서 발생한 대손 비용이다. 이 사업 구조는 신탁사가 PF사업에서 책임준공기한 준수를 약정하는 방식으로, 주로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들이 추진해왔다.


문제는 이러한 사업장에서 신탁사의 변제 순위가 후순위라는 점이다. 시공사의 경영난 등으로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신탁사는 정상화를 위해 신탁계정대를 투입한다. 하지만 책준형 사업장의 경우 다른 사업과 달리 신탁사가 자금 회수에서는 선순위 채권자보다 불리한 구조다.


교보자산신탁의 대손상각비는 최근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 5억 원 수준이던 대손상각비는 2022년 163억 원, 2023년 942억 원, 2024년에는 2577억 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이미 683억 원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대손상각비 급증은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대손상각비가 본격적으로 불어나기 시작한 2023년부터 교보자산신탁은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영업수익보다 대손상각비를 포함한 영업비용이 더 커지면서 영업손실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2023년에는 375억 원의 영업손실과 29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적자 폭이 더욱 확대돼 영업손실 3120억 원, 순손실 2409억 원을 냈다.


이에 따라 교보자산신탁은 최근 수익 기반 확대보다는 리스크 최소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위험관리책임자(CRO)를 이사회에 포함시켰고, 올해 초에는 문제 사업장 대응을 전담하는 '신탁솔루션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결국 배 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도 금융계열 기반 신탁사를 이끌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교보자산신탁의 리스크관리 강화에 실질적인 기여를 기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가 신한자산신탁의 책임준공형 PF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리스크 대응 전략을 직접 경험한 만큼, 유사한 구조를 가진 교보자산신탁에도 이러한 노하우가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교보자산신탁 관계자는 "배일규 전 신한자산신탁 대표가 신한자산신탁을 오래 이끌면서 현업에 대한 노하우와 전문성이 풍부하다고 생각해 업계에 대한 조언을 받기 위해 선임했다"며 "배 전 대표는 사외이사 중에 리스크관리위원회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배 전 대표의 선임이 실질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배 전 대표가 경험을 쌓았던 시기와 현재의 리스크 환경이 질적으로 상이하기 때문이다. 배 전 대표는 신한자산신탁이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의 호황시기에 회사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당시에는 금융계열 신탁사는 책준형 사업장이 처음 출시된 이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책준형 신탁사업의 리스크가 현실화 된 상황이다. 실제 신한자산신탁도 2021~2022년 집중적으로 확대해 온 책임준공형 사업 관련 부실로 실적 악화를 면치 못했다.


한 신탁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융계열 신탁사들이 직면한 리스크는 과거에 유례가 없는 구조여서, 단순히 신탁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해서 곧바로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며 "배일규 전 대표가 신탁사업 구조에 대한 이해는 깊지만, 회계나 재무적 측면에서 어느 정도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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