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건혁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이 중소기업 대출을 놓고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인뱅의 중기 대출 활성화를 주문하고 있지만 비대면만으로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금융당국은 비대면 원칙을 유지하되 제도 개선을 통해 인뱅의 중기대출 활성화를 최대한 돕겠다는 방침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당국에 여러 차례 중기 대출과 관련해 대면 영업 확정 허용을 건의해 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인뱅의 비대면 원칙에 따라 추가적인 대면 영업 확대는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일부 대면은 허용되고 있는 만큼 대면 영업 전반에 대한 확장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인뱅은 현행법상 기업대출의 경우 중소기업에 한해서만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 비대면 영업으로 이뤄지고 있어 대출 범위가 개인사업자 위주다. 이른바 '관계형 금융'인 법인 중소기업의 경우 현장 실사를 통한 정성적 요소들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기존 비대면 방식으로는 이를 파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기 대출 심사에서는 수치화된 지표 못지않게 기업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이를 파악하려면 현장을 직접 방문해 관계를 맺고 실체를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예외 사유를 마련해 인뱅의 대면 거래를 일부 허용했다. 구체적으로 ▲실제 사업 영위 여부 확인 및 비대면 제출 서류(정관·이사회의사록)의 진위 확인 등 현장 실사가 필요한 경우 ▲중기 대표자 등과 연대보증 계약 체결 시에는 대면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 완화만으로 중기 대출 영업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인뱅 측 설명이다. 예외적인 상황에 대한 허용인 만큼 일반적인 대출을 취급하는 데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이유다. 인뱅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하는 대출 상품에 중소기업이 인뱅을 선택할 요인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준비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중기 대출 진출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 말했다.
이로 인해 인뱅들의 대출 영업 역시 설립 취지와 다르게 가계대출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인뱅 3사의 전체 대출금액 대비 가계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94.81% ▲토스뱅크 90.22% ▲케이뱅크 92.25%로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중기 대출 확대 자체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기존 대출 포트폴리오 안정화를 우선으로 내세우면서 중기 대출 진출 시기를 정하지 않고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말 2027년 내 중기 대출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방안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금융당국 역시 비대면 원칙을 유지하되 제도 개선을 통해 대면 영업의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뱅들이 중기 시장 진입 과정에서 제도적 어려움이 있다면 의견 수렴을 통해 제도 개선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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