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원익그룹이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DDI 자회사인 원익디투아이와 티엘아이를 합병하기로 결정했지만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나온다. 관건은 원익디투아이가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DDI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을지 여부다. 그러나 아직까지 올해 퀄테스트 통과 여부도 불투명한 것으로 파악된다.
원익홀딩스 자회사인 티엘아이는 원익디투아이에 대한 흡수 합병을 결정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두 회사는 7월 1일까지 흡수합병 절차를 끝낼 계획이다. 원익홀딩스 측은 "인적·기술적 시너지를 극대화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재무적 자생력을 확보한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두 기업의 열악한 재무 상황을 극복하고 원익그룹이 DDI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원익홀딩스는 지난 2022년 8월 DDI 업계 진출을 선언하며 중소형 OLED DDI 팹리스 회사인 디자인투이노베이션(현 원익디투아이)을 인수했다. 당시 원익그룹은 모바일용 DDI를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익그룹은 삼성전자와 두터운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데, 이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원익그룹에 DDI 팹리스 투자를 요청했다는 전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어 2023년에는 티엘아이를 인수해 DDI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이 회사는 TV, 노트북 등 중대형 액정표시장치(LCD)와 OLED 패널의 타이밍 컨트롤러(TCON)과 DDI를 설계·생산한다.
그러나 두 기업을 인수한 후에도 삼성디스플레이 공급망 진입이라는 핵심 목표에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원익디투아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용 OLED 패널 DDI의 퀄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큰 진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익디투아이는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휴대폰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을 위한 OLED DDI를 개발하는 과제를 진행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설계 업데이트 등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지며 납품 기대를 키우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익디투아이가 삼성디스플레이에 DDI 납품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알려진 것 외에 큰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공급망 진입 소식이 지지부진해지는 와중에 원익디투아이의 재무 상황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익디투아이는 최근 모회사인 원익홀딩스의 또 다른 자회사인 티엘아이로부터 50억원을 차입했다. 앞서 원익홀딩스로부터는 지난해 264억원, 올해 상반기에는 129억원을 대여했다.
이는 원익디투아이의 열악한 재정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원익디투아이의 자산은 78억7000만원, 부채는 371억7400만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인수 2년 만인 2024년 2분기에 매출 62억4000만원을 벌어들인 후 꾸준히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덩달아 부채가 늘어나고 당기순손실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23년 74억4200만원이었던 부채는 지난해 338억7900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81억6400만원에서 309억1900만원으로 4배 가까이 커졌다.
티엘아이도 비슷한 상황이다. 티엘아이는 2023년 인수 전에도 영업 적자를 이어오는 상황이었는데, 인수 이후에도 상황이 딱히 나아지진 않았다. 이 회사는 2022년 영업 적자 65억8748만원을 기록했는데, 적자 규모가 2023년 101억741만원, 2024년 123억3610만원으로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두 기업이 합병한 시너지가 극대화되려면 삼성디스플레이 공급망에 진입하는 게 관건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익디투아이와 티엘아이의 합병이 단순한 몸집 불리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결국 삼성디스플레이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며 "양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발판으로 만들려면 결과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원익홀딩스도 합병 공시를 통해 "합병을 통해 유사성을 지닌 각 사업 부문별 R&D 개발인력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다"며 "설계 효율성을 강화해 고객사 대응 및 외주 구매처 협상 시에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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