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필리핀)=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하이트진로가 본격적으로 필리핀에서 영업활동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현지 대중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 과거엔 필리핀에 거주 중인 현지 교민들이 찾는 '우리 술'이었지만 이젠 현지인들이 더 즐겨 찾는 '그들의 술'이 됐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의 성공사례를 교과서 삼아 진로의 글로벌 대중화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달 1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인의 일상과 함께한다는 글로벌 비전인 '진로(JINRO)의 대중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진로는 하이트진로의 수출 통합브랜드 명칭이다.
하이트진로는 2019년 7월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 '하이트진로 필리핀(Hitejinro Philippines)' 법인을 설립하고 이후 2020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경쟁사인 롯데의 소주도 필리핀에서 판매가 되고 있지만 진로는 필리핀 소주시장 진출 초기부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관세청 무역 통계 기준의 필리핀 소주 수출 총액과 하이트진로의 자체 수출 실적을 비교한 결과 약 67%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을 동남아시아 국가 중 현지화가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시장으로 평가한다. 그 이유로 ▲진로의 주요 소비층이 교민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된 점 ▲과일리큐르에서 일반 소주로의 음주 문화 변화 ▲대부분 유통 채널에서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점을 꼽았다.
초기 필리핀 소주 시장은 한인 소비층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지금은 한인보다 현지인이 더 찾는 술이 됐다. 최근 현지 교민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실제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2013년 약 8만8000명이던 필리핀 내 재외동포 수는 2023년 약 3만4000명으로 약 6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소주 수출량은 약 3.5배 증가했으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약 41.7%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필리핀 현지 소비 문화도 한국과 유사해지고 있다. 이전에는 국내와 달리 '복숭아에 이슬', '청포도에 이슬' 과 같이 과일리큐르가 포함된 제품이 인기를 끌었으나 이젠 한국과 비슷하게 일반 소주 매출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필리핀 내 제품별 매출 비중을 보면 2021년에는 과일리큐르 비중이 약 61%에 달했으나 2024년에는 일반 소주의 비중이 약 68%를 기록하며 역전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시장 진출 초기 한인 소비층에 의존하던 한계를 극복하고 현지 유통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필리핀 전역으로 유통망을 본격 확대했다. 현지 최대 유통사인 PWS(Premier Wine&Spirits, Inc.)와 SM그룹을 비롯해 창고형 할인매장인 S&R 멤버십 쇼핑, 전국 약 4000여개 매장을 보유한 세븐일레븐까지 주요 유통 채널에 전부 입점했다.
다만 초기 가파른 성장세로 현지 시장에 안착한 이후 더뎌진 성장 흐름을 다시 끌어올리는 부분은 숙제로 남았다. 국동균 하이트진로 필리핀 법인장도 새로운 도전과제로 다시 고성장 궤도에 진입하는 것을 꼽았다.
국 법인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하던 대학교 지원 범위를 넓히고 K-컬쳐 지원 범위도 확대하려고 한다"며 "세부 등 다이나믹 하고 트렌디한 곳에서 진행하는 행사도 추가 지원하고 현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도 강화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성숙한 주류 시장 중 하나로 당사 제품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글로벌 전략을 실행해온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라며 "앞으로도 필리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현지화 전략을 더욱 강화해 필리핀 법인이 전 세계 '진로의 대중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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