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협동로봇 기업 두산로보틱스가 전방 산업 둔화 속에 외형은 축소되고 수익성은 악화된 성적표를 받았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각광받고 협동로봇 시장이 둔화하면서 경쟁사와 몸값 차이도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로보틱스의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52억원, 영업손실은 121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5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75% 불어났다. 외형 감소 속에 고정비 증가로 수익성이 더 크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발 관세 우려 속에 고객·딜러서의 투자 집행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고금리가 이어지고 설비투자가 지연되면서 로봇산업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로봇시장은 제조업을 비롯한 전방 산업 경기에 영향을 받는다. 협동로봇 사업을 영위하는 두산로보틱스 실적도 타격을 입었다. 성장을 거듭해온 관련 시장은 최근 몇 년 정체돼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의 '월드 로보틱스 2024'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 대수는 54만1000대로 2022년보다 2.2% 감소했다. 협동로봇 신규 설치 대수도 5만7000대로 2022년보다 1.7% 감소했다. 협동로봇의 신규 설치 대수가 감소한 것은 2023년이 처음이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 지난해와 올해도 성장세가 가파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468억원, 412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까지 외형 확장을 이루다 지난해 역성장했고 영업손실은 불어났다. 국내 기업 중 협동로봇 선두였으나 뉴로메카에 밀린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기준 두산로보틱스와 뉴로메카의 국내 매출은 각각189억원, 246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침체와 실적 부진 속에 두산로보틱스를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도 차가워졌다. 지난 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3123억원이다. 1년 전 같은 날 시총(4조8615억원)보다 1조5000억원가량 쪼그라들었다. 이는 협동로봇 사업을 축소하고 휴머노이드로봇 기업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몸값과 대비된다.
1년 전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총은 3조3814억원으로 지금의 두산로보틱스 덩치와 유사했다. 지난 8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총은 5조4805억원으로 불어났다. 삼성전자의 인수 이후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사업을 축소하고 휴머노이드로봇 쪽으로 힘주고 있다. 휴머노이드로봇은 특히 국내 기업에서는 경쟁자를 찾기 어려울 만큼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강점을 지난 분야이기도 하다.
두산로보틱스도 휴머노이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드는 형국이다. 제조업 기반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인공지능(AI)의 로봇 솔루션 사업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하반기 AI & 소프트웨어와 휴머노이드 R&D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는 1분기 IR에서 "휴머노이드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AI 중심 기술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인수합병(M&A)과 전략적 파트너십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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