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다음(Daum) 분사로 카카오가 지속적으로 매출 하락세를 보이는 포털비즈 부문을 정리하려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AI와 카카오톡 두 축으로 조직을 개편하며 사업 역량을 결집하는 '긴축 모드'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포털비즈가 분위기 쇄신을 꾀하며 사활을 걸고 있는 AI 서비스의 활용과도 거리가 먼 만큼 서서히 포털비즈 사업의 무게를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플랫폼 부문은 ▲톡비즈 ▲포털비즈 ▲플랫폼 기타로 구분되며, 지난해 기준 매출의 49.6%를 차지한다. 그 중 포털비즈 사업군은 ▲다음 PC 모바일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타일 ▲카카오페이지 ▲기타 자회사광고로 이루어져 있다.
카카오는 포털비즈 사업을 "다음 포털의 사용자와 트래픽을 기반으로 창출되는 온라인 광고 부문이 주영역"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스토리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밀려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이다. 포털비즈 사업은 사실상 다음에 좌우되는 셈이다.
문제는 좁아지는 다음의 입지와 함께 내림세에 갇힌 포털비즈 매출이다.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포털비즈 매출은 ▲2022년 4241억원 ▲2023년 3443억원 ▲2024년 3322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연 매출 4000억원 선이 붕괴된 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톡비즈(1조9017억원→1조9822억원→2조1061억원)와 플랫폼 기타(1조1368억원→1조2279억원→1조4625억원)와는 대조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다음의 분사를 카카오의 군살빼기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는 비주력 사업에 대한 축소와 주요 사업(카카오톡, AI)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포털비즈 매출은 지난해 기준 플랫폼 전체 매출 3조9030억원의 8%에 그치는 '비핵심' 사업 영역이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다음을 떼어내도 사실상 큰 공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사활을 걸고 있는 AI 전략에서도 '포털비즈 살리기'는 보이지 않는다. 카카오는 연내 AI 검색·AI 메이트와 대화형 AI 앱 '카나나(Kanana)'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단독 앱으로 출시되는 카나나를 제외한 AI 서비스들은 모두 카카오톡에 탑재되는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현재 베타서비스 중인 AI 메이트는 쇼핑과 로컬에서 활용되며, AI 검색은 기존 채팅방의 샵(#)검색의 고도화로 확장된 형태의 검색 결과를 서비스할 계획이다.
특히 'AI 검색'은 카카오가 자체 검색 엔진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AI 검색은 자연어 문장 형태의 쿼리를 입력하고 생성형 AI를 통해 직관적인 답을 제시하는 기능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톡 내에서 제한적으로 기능하던 검색 기능의 고도화로 카카오가 새로운 수익처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AI검색'은 기존 채팅방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던 '#검색'의 진입점과 이용 범위를 확장해 유의미한 이용성 확보시, 검색 시장내 점유율 확장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톡채널 형태 'AI메이트'는 쇼핑(베타서비스중)과 로컬(1H25 내 출시 예정) 영역에 도입해 구매 전환율 향상 및 카카오맵의 유기적 활용, 트래픽의 광고매출(톡비즈)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이 분사하게 되면 카카오는 자연히 뉴스 사업과 멀어지게 된다. 카카오가 지분을 보유해 연결종속회사로 유지될 경우, 사업보고서 상에서 실적으로 잡히긴 하겠지만 재무와 경영 등의 영향력은 사라진다.
카카오 관계자는 "콘텐츠CIC가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게 되면 뉴스사업은 해당 콘텐츠CIC 법인이 전담하게 되는 구조"라며 "카카오페이지나 카카오T와 같이 계열사 서비스로서 연결된 카카오 생태계에는 포함되겠으나 본사가 관리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도 '인터넷뉴스 서비스사업자'로 지정돼 사업자 등록의 의무를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구글은 '구글 뉴스'를 통해 주요 뉴스와 추천 기사를 제공하고 있었으나 인터넷뉴스 서비스 사업자로 등록되지 않아 규제를 피해왔다. 지난해 임오경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관련법 개정안이 1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하며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구글이 법률사무소 김앤장에 '인터넷뉴스 서비스사업자 등록 시 적용되는 법령상 의무' 관련 검토를 의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는 가운데 다음은 최근 '다채롭고 심도높은 뉴스' 제공을 내세웠다. 24일 카카오는 다음 뉴스에 '지역' 카테고리 49개 언론사가 신규 입점했음을 알렸다. 아울러 '경제' 분야 언론사 입점과 강소언론사 입점 트랙 계획도 밝혔다. 다만 뉴스 사업을 강화하고 메인 비즈니스로 가져가기보다는 검색 서비스를 보조하는 역할로 갈 가능성이 크다.
임광욱 카카오 미디어 성과리더는 "포털 다음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지역 뉴스를 대폭 확대한 데 의미가 크다"며, "다음뉴스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언론사와 상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는 오는 2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위치한 스페이스닷원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해당 총회에서는 이사 선임의 건(사외이사 2인, 사내이사 1인)과 사업목적 변경,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안) 및 현금배당을 포함한 7건의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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