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축산식품기업 팜스코가 조향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악취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브랜드 정체성을 재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팜스코는 우선 사무실과 농장에서 방향제 제품을 시범 운영한 뒤 시장 반응에 따라 거래처와 일반 소비자로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팜스코는 이달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화장품 및 실내 방향제 등 생활화학제품의 제조·판매사업'을 위한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국내 축산업체 가운데 해당 사업을 정관에 포함시키는 것은 팜스코가 최초 사례다.
팜스코의 이번 결정은 축산업 특성상 불가피한 악취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가축의 분뇨, 사료 등으로 인한 악취는 농장 운영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작업은 필수적이다. 회사는 악취 저감을 위한 방향제 사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제품을 직접 개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업 확장이라고 판단해 이번 사업 목적에 추가하게 됐다.
팜스코는 이번 조향 사업을 축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대표적으로 냄새가 몸과 옷에 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회사가 보유한 농가와 자사 돈육 브랜드인 '하이포크'를 사용하는 식당에 페브리즈와 같은 스프레이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나아가 조향사업은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기업 문화 활동의 일환으로도 추진되고 있다. 회사 구성원들이 '향'을 통해 일종의 굿즈처럼 공동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사무실 등 내부 공간에서 향을 공유하며 결속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팜스코는 직접적인 제품 개발이나 생산 단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향 기술을 보유한 외부 파트너사와 협력하여 방향제 등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이미 조향 제품의 시제품을 제작해 직원들에게 향수나 디퓨저 형태로 배포한 상태다. 그 외에도 팜스코가 운영하는 직영 농장에서 악취 저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마스킹 기술을 시험 중이다.
특히 향수·방향제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향후 일반 소비자로까지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 팜스코는 시장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일부 제품을 하이포크를 사용하는 식당의 판촉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후 사업성이 확인되면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팜스코 관계자는 "조향 사업은 단순히 악취를 제거하는 것을 넘어 '향'을 통해 팜스코만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축산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획됐다"며 "우선 내부 구성원과 거래처를 대상으로 반응을 살핀 후 필요에 따라 사업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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