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라살자산운용과 KT에스테이트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유신 사옥과 인근 부지를 모두 묶어 오피스 개발에 나선다. 현재 부지 매입 및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며,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라살·KT에스티테이트, 공매 부지 낙찰…펀드 조성 개발 추진
28일 업계에 따르면 라살자산운용·KT에스테이트 컨소시엄은 엔지니어링업체 유신 사옥과 인근의 부지를 매입해 오피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라살자산운용은 부동산전문 자문사 존스랑라살(JLL)의 독립 자회사이며, KT에스테이트는 KT그룹의 부동산 종합회사다. 자산 매입과 부지 개발, 관리 영역에서 각 회사의 장점을 발휘해 이번 프로젝트 협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두 회사는 이번 개발을 위해 별도의 신탁 계약이 아닌 펀드를 조성해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펀드의 운용은 라살자산운용이 맡고 KT에스테이트는 투자자 자격으로 참여한다.
KT에스테이트는 지난 2010년 설립된 KT그룹의 부동산 관리 회사다. 과거 한국통신의 전화국 부동산을 주로 관리했으나 최근에는 부동산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T가 자산 유동화 및 효율화 작업을 펼치고 있어 KT에스테이트의 그룹 내 입지도 커지고 있다. 다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직접 개발사업은 줄이고 부동산 펀드 출자자로서 참여하는 간접투자 방식을 늘리고 있다.
라살자산운용과 KT에스테이트는 올해 5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토지 5개 필지를 낙찰받았다. 면적은 2040㎡로 인수가는 1550억원이다.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2억5000만원 수준이다. 이 부지는 한 시행사가 오피스를 개발하기 위해 브릿지론 대출을 받았으나 대주단과 갈등이 생기며 사업이 무산돼 공매로 넘어갔다.
라살자산운용과 KT에스테이트는 해당 공매 물건이 수차례 유찰을 거치자 감정가 대비 33% 가량 저렴한 가격에 인수했다. 잔금 납부 등 등기절차는 올해 7월말 완료했으며, 자산은 라살제35호부동산일반사모투자회사 펀드에 담겨있다.
당초 라살자산운용과 KT에스테이트는 지난 5월 낙찰받은 역삼동 5개 필지만 개발하려 했으나 인근의 부지를 추가로 인수해 개발 규모를 더욱 키웠다.
◆ 유신빌딩 추가 매입…유신 6개월 사이 194억원 차익
라살자산운용과 KT에스테이트는 지난 9월 유신 강남사옥(유신빌딩)을 추가로 인수했다. 앞서 낙찰받은 부지와 유신빌딩은 필지가 접해있다. 유신빌딩은 원래 전경수 유신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 3월 유신빌딩 지분 60%를 유신에 처분해 현금화했다. 당시 유신빌딩 60%의 거래가는 562억8000만원이다.
이번에 라살자산운용과 KT에스테이트가 9월 체결한 유신빌딩의 인수 규모도 유신이 소유한 유신빌딩 지분의 60%다. 기존에 오너가로부터 유신에 넘긴 지분이 다시 라살자산운용과 KT에스테이트로 넘어간 것이다. 유신빌딩의 전체 매매가격 1260억원으로 이번 거래에 따른 매각가는 756억원(60%)이다.
나머지 40%는 여전히 전경수 회장 등 유신 오너일가가 보유 중이다. 유신은 6개월 사이 유신빌딩 지분 60%를 되팔아 194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유신빌딩의 양도기준일은 11월 26일이다. 같은날 라살제35호부동산일반사모투자회사는 유동화회사를 통해 750억원을 대출받았다. 유신빌딩과 부지의 매각 대금을 지불하기 위한 자금으로 풀이된다.
유신빌딩 매각으로 인해 유신은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오피스로 둥지를 옮길 전망이다. 사무실 이전이 완료되기 까지는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보라매 나산스위트빌딩에서 근무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살자산운용과 KT에스테이트가 사들인 유신빌딩과 인근의 부지는 모두 묶어 함께 개발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인수한 부지 면적만 3600㎡ 수준이다. 일반상업지대 허용 용적률인 600% 수준만 적용하더라도 새로 지을 건물 연면적은 2만㎡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 계획에 따르면 지하 7층, 지상 17층 규모의 복합업무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토지매입 작업이 끝나면 내년 6월 착공에 나설 전망이다.
KT에스테이트 관계자는 "매입한 부지를 모두 통합해서 오피스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정확한 일정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관련 작업이 끝나면 내년 상반기에 공사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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