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이 자회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수확으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 브랜드(인디브랜드)들이 뷰티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가운데 1세대 로드샵인 두 브랜드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점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밑 빠진 독'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모레G에 따르면 에뛰드와 이니스프리는 올해 실적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3분기 이니스프리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8%(665억→548억), 72%(37억→10억)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에뛰드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각각 6%(273억→258억), 78%(45억→10억)씩 쪼그라들었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 봐도 실적 감소 폭은 두드러진다. 이니스프리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4%(2007억→1738억), 영업이익은 50%(86억→43억) 줄어들었다. 에뛰드의 경우에도 매출액은 3.5%(848억→818억), 영업이익은 41.2%(119억→70억) 각각 축소됐다.
두 브랜드가 나란히 고전을 겪고 있는 까닭은 화장품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력을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는 1세대 로드샵 브랜드로 과거 명성을 떨쳤지만 최근 몇 년간 인디브랜드들의 약진과 함께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전성기 시절인 2014년을 보면 이니스프리 연매출은 4567억원, 영업이익은 765억원 수준이었다. 에뛰드 역시 매출 2810억원, 영업이익은 109억원에 달했다. 사실상 규모나 수익성의 측면에서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두 계열사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을 모회사로 두며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작년 초 브랜드 로고부터 제품 패키지, 광고모델까지 전면교체 하는 리브랜딩을 진행하는 승부수를 띄우고 올해 3분기에는 해외 인플루언서(Miguel Harichi)와 협업해 마케팅을 펼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전개 중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에뛰드 또한 올해 브랜드 앰버서더로 아이돌 '라이즈(RIIZE)'를 발탁하고 유명 뷰티크리에이터 (민스코)와 제품 공동 개발에도 나섰다. 아울러 젊은 세대에게 알려진 'aeae' 등의 패션브랜드와 협업까지 진행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이니스프리와 에뛰드가 브랜드 제품 연구·개발과 마케팅 인프라 등 자본적지출(CAPEX)에 들인 금액은 각각 75억원, 18억원에 달한다. 투입한 자본 대비 아웃풋이 저조하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 한 관계자는 "에뛰드와 이니스프리 모두 과거 로드샵 브랜드로 유명했지만 시장 내 애매한 포지셔닝으로 인디브랜드들에 묻히며 단독매장도 줄어들고 있다"며 "멀티브랜드숍(MBS)에 많이 입점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중소 브랜드들에게 순위에서 밀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니스프리도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국내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는 추세다. 실제 2020년 490여개였던 국내 이니스프리 오프라인 단일 매장 수는 지난해 기준 320여개로 축소됐고 올 3분기 기준 217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아모레G 관계자는 "이니스프리는 올 3분기 국내 온라인과 MBS 채널의 선전에도 면세채널 축소와 채널 재정비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며 "오프라인 스토어 방문고객 한정 혜택을 강화하고 브랜드 대표 고효능 상품인 레티놀 시카 앰플, NEW 레티놀 그린티 PDRN 스킨부스터 앰플 등을 지속 육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에뛰드도 올 3분기 온라인 MBS 매출의 견고한 성장세에도 오프라인 채널 재정비와 마케팅 투자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최근 국내외 시장의 구매 트렌드가 MBS와 온라인 등으로 변화함에 따라 앞으로 글로벌시장에서도 두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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