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한국이 K-POP, K-영화, K-드라마 등 콘텐츠 강국으로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영화 등은 불법복제돼 각종 플랫폼을 통해 유포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불법복제물 문제가 지속되면서 영화를 수입하는 기업들 역시 파산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영화수입배급업계에서는 쌍방향전송시스템(P2P) 사이트 차단 등 불법복제물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의 대응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영화 수입사들이 불법복제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통상 영화 수입사들은 해외 영화를 수입한 뒤, 영화관이랑 계약하고 시기에 맞춰 개봉한다. 이때 영화 수입사들은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이 지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화관에 상영되기 전 불법복제물이 확산돼 영화관 상영계약이 무산되거나 흥행에 실패하는 일이 지속되고 있다. 영화수입배급사 A사의 경우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수입하고 영화관과 단독계약을 맺었지만 인터넷상에 불법복제물이 유포되면서 계약이 해지됐다. 그로 인해 영화 제작사에 지불한 개런티 약 28억원을 손해봤다. 또한 A사는 근래에 가져온 작품들이 잇따라 불법복제물로 유출돼 경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내몰렸다.
영화수입배급사 B사는 올해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작품을 수입했으며 올해 12월 개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미 인터넷상에 불법복제물이 많이 퍼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영화수입배급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밀려서 극장 상영 영화가 흥행하기 쉽지 않은데 불법영상이 유출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차라리 상영 후 유출이 되면 피해가 덜한데 상영 전 유출로 문을 닫은 수입사도 많다"고 말했다.
이달 초 열린 영화 산업 행사인 아메리칸 필름 마켓(AFM)에서 영화를 수입해 온 영화수입배급사들도 불법복제물이 언제 퍼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관계자는 "최근 열린 아메리칸 필름 마켓에서 국내 영화 수입사들은 올 크리스마스 또는 내년 봄에 상영할 영화를 대거 수입한 것으로 안다"며 "이들도 상영 전 불법복제물이 유출될까 내부 단속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제는 불법복제물 유출돼도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저작권법상 '영리를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침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저작권 침해는 주로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며 '영리 목적이나 상습적'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 불법복제물을 판매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법적조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불법복제물을 직접 다운로드 받으며 그 과정을 캡처하는 등 증거확보를 해야 하는데 영화사 또는 수입사들이 직접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시간적 제한도 있다. 아이피(IP) 주소만을 알 수 있는 토렌트(P2P)에서 불법복제물 사건아 발생하면 발견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통신사업자는 아이피 주소의 회원 정보를 3개월만 보관하기 때문이다. 일선 수사관이 사건을 배당받고 수사를 시작할 시간까지 고려해하면 사실상 한 달에서 두 달 이내에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고소를 착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영화수입배급업계에서는 '불법복제물의 성지'라고 불리는 P2P 사이트 차단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영화수입배급업계 관계자는 "P2P 사이트의 경우 지속적으로 접속주소를 변경하는 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URL을 차단하거나 웹사이트를 폐쇄할 방법이 없다"며 "결국 국내의 사용자를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형사고소를 통해 P2P 사용자들에게 경각심을 가지게 하는 방법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불법복제물 문제를 단순한 저작권 침해라기보다 사이버 범죄로 보고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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