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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사업 중단…영화음악감독 CEO 등판
김정은 기자
2024.11.01 06:30:21
①올 7월 주택사업 브랜드 폐업…오너 장남 정진호 대표 선임, 경영승계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협성종합건업 C.I. (제공=협성종합건업)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부산지역 중견건설사인 협성종합건업이 올해 7월 주택사업을 폐업한 직후 오너 2세로의 경영 승계를 마쳤다. 협성종합건업이 자체 아파트 브랜드 '협성 르네상스'를 정리한 지 일주일 만에 정철원 협성종합건업 회장 아들인 영화음악감독 출신의 정진호 신임 대표가 등판했다.


협성종합건업이 주력사업인 공항‧항만 공공공사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경영 전략을 내세운 상황에서 정 대표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시각이 나온다. 특히 공항‧항만 공공공사는 다른 사업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라는 점에서 그동안 건설업과 관련없는 문화예술분야 경력자인 정 대표의 경영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 정철원 회장 부부 돌아가며 대표 역임…아들에게 경영권 이양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정진호 전 감사가 협성종합건업의 새 대표로 취임했다. 정 대표는 1978년생으로, 영화음악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올드보이(2013), 아가씨(2016), 청년경찰(2017) 등이 있다. 그는 버클리음악대학에서 영화음악을 전공한 영화음악계의 엘리트로, 30여편의 유명 작품들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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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성종합건업은 1985년 설립된 부산지역 건설사로, 올해 시공능력평가순위 181위를 기록했다. 협성종합건업의 주력사업은 도로‧교량‧철도‧공항‧항만 등 사회 인프라를 구축하는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다. 특히 항만‧공항과 관련한 토목사업에서 뚜렷한 강점을 보였다. 협성종합건업의 300여개의 공사 실적 중 130개 정도가 항만‧공항과 관련될 정도였다. 국내 최대 항구인 부산항 프로젝트를 맡기도 했다.


협성종합건업 대표 자리는 지난 2012년부터 10년간 오너인 정철원 회장과 그의 아내 박석귀 사내이사가 돌아가며 맡아왔다. 그러다 지난 2021년부터 정 회장의 집안사람이 아닌 전문경영인 이일희 대표가 맡았고 3년 만에 정진호 대표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인계한 것이다.


정 대표는 지난 2017년 협성종합건업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6년 간 재직했다. 이후 2023년 11월 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정 대표는 8개월간의 짧은 감사직을 수행한 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통상 감사의 역임 기간은 약 2~3년이었지만, 비교적 짧게 감사직을 수행한 셈이다. 그는 협성종합건업의 자회사인 협성문화재단 사내이사를 맡기도 했다.


정 대표의 취임은 오너 2세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 일환으로 분석된다. 협성종합건업의 대주주인 정철원 회장이 올해 78세로 고령이다. 정 회장은 2020년부터 아내인 올해 73세인 박석귀 사내이사와 함께 회사를 운영해 왔으며, 이번에 장남인 정진호 대표에게 회사를 물려준 것이다.


정철원 협성종합건업 회장(왼쪽)과 그의 아들인 정진호 대표. 그래픽=신규섭 수습기자

◆ 공항‧항만 공공공사, 전문성 필요…영화감독 대표 등판에 우려도


협성종합건업은 올해 7월 주택사업을 폐업하는 결단을 내렸다. 건설업황이 악화된 시기에 등판한 정 대표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협성종합건업이 주력사업으로 삼는 공공공사는 수주 등 전반적인 사업과정에서 경영적인 판단이 더 중요하다. 공공공사는 특성상 원가율이 높아서 수익성이 크게 나지 못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협성종합건업이 전년 대비 매출과 순이익이 늘어나긴 했지만 기수주한 프로젝트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있는 상태다. 올해는 총 3건의 공공공사를 수주한 정도다.


특히 협성종합건업은 주택사업 정리에 나서면서 주력사업인 공항‧항만 분야의 공공공사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는데, 이 분야는 다른 사업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사업과 달리 공항‧항만 공공공사는 사업 건수 자체가 비교적 적어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다"며 "공항‧항만 인프라 프로젝트는 규모가 크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공사이기 때문에 건설업 중에서도 전문성이 크게 요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 대표가 건설업에서 비전문가라는 점을 지적한다. 정 대표는 건설업계 종사자 보다는 최근까지 15여년 동안 영화음악 감독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간 문화예술인이기 때문이다. 그가 영화음악 작업에 참여한 마지막 영화는 지난해 개봉한 '마녀2', '천원짜리 변호사'였다.


현재 협성종합건업은 국내 가장 큰 규모인 항만‧공항 인프라 프로젝트 시공을 앞두고 있어 정 대표의 경영능력이 검증 시험대에 놓이게 됐다. 협성종합건업은 최근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수주한 가덕도신공항의 시공사로 참여했다. 협성종합건업은 가덕도신공항 공사 지분의 1%를 보유하게 된다. 가덕도신공항 건설공사는 활주로·방파제 등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예상 공사비는 10조5300억원 정도다. 이중 1%만 맡는다면 도급액은 1000억원 정도다.


협성종합건업 관계자는 "정진호 대표가 지난 몇 년간 사내이사를 역임하면서 건설업과 회사 경영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며 "정 대표의 추후 영화음악감독 활동 여부 등 개인적 사항에 대해서는 알지 못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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