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국내 상장 3대 건설엔지니어링 업체인 유신이 매출 공백으로 인해 당분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효자사업'이던 분양사업을 마무리한 데다 지난해 뛰어든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은 성과를 내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돼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신은 올 들어 영업이익률이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6.9%에서 지난해 5.4%로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는 1.9%까지 추락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 비율로,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유신은 서울시 소재 종합 건설엔지니어링 업체로 도로‧철도‧공항‧수자원 등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설계 및 감리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유신의 영업이익률 하락은 분양사업인 'e편한세상 시티 광교'가 지난해 마무리됐다는 점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e편한세상 시티 광교'로부터 나온 분양수익 규모가 유신의 영업이익률을 결정해 왔다. 실제로 2021년 분양이 본격화되면서 분양수익이 263억원 발생했고, 영업이익률은 전년(1.2%)보다 오른 3.0%를 달성했다. 역대 가장 큰 규모의 분양수익(593억원)을 냈던 2022년에는 영업이익률이 6.9%까지 뛰었다.

유신은 2020년부터 e편한세상 시티 광교'의 시행을 맡으며 주택사업에 진출했다. 해당 사업은 경기도 수원시 광교지구 오피스텔을 짓는 것이다. 

유신은 'e편한세상 시티 광교'의 분양 흥행으로 수익을 확보함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창출해 왔다. 분양사업은 분양률이 수익성을 결정하는데, 'e편한세상 시티 광교' 지난해 말 기준 약 92%의 분양률을 달성했다. 유신은 지난 4년간 분양수익으로만 1458억원을 거둬들였다.

유신의 분양사업 영업이익률은 2021년 26.9%, 2022년 32.9%, 지난해 29.6%를 기록하면서 꾸준하게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분양사업의 높은 영업이익률로 주력사업인 용역사업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방어할 수 있었다. 용역사업은 주로 발주처가 공공기관으로 발주 경쟁 입찰과 계약가격 제약, 높은 인건비 등으로 수익성이 낮은 편이다. 용역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0.4%, 2022년 0.6%, 지난해 1.0%에 머물렀다.

문제는 유신이 분양사업이 완료한 후 후속 사업이 계획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유신은 지난해부터 사업 다각화를 위해 발전∙소각 관련 플랜트 EPC사업을 시작했다. 통상 EPC사업은 플랜트 관련 인프라 구축이 필수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큰 편이어서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유신은 "주력사업인 용역사업에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기에 초기 비용을 감수해서라도 멀리 내다 보고 신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유신은 오랜 기간 현금을 축적한 결과 현금곳간은 넉넉한 편이다. 올해 자체 자금 590억원으로 강남 사옥을 부분 매입(지분율 60%)했음에도 보유 현금이 차입금보다 높다. 

올해 1분기 기준 현금 및 장단기금융상품이 526억원이고, 차입금이 377억원이다. 부채비율도 소폭 오르긴 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92%이다. 통상 부채비율이 100% 이하일 때 기업의 재무상태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유신 관계자는 "분양사업 종료와 신규사업 진출로 당분간은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아 용역사업 수주를 확대해가고 있다"며 "EPC사업이 경쟁력을 갖춰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