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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줄이고 잉여자금 주식투자 '큰 손' 행보
김정은 기자
2024.11.01 06:35:11
②투자수익 제외하면 순손실…변동성 장세, 경영 안정성 위협 우려도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0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협성종합건업은 공항항만 위주로 공공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기자)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협성종합건업이 본업인 건설업보다 주식 투자에 열을 내는 모양새다.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자 잉여 자금을 활용해 가외수익을 올리겠다는 속내로 보인다.  


협성종합건업은 최근 몇 년 간 지지부진했던 주택사업을 정리했다. 그 대신 우량 주식을 매각해 처분이익을 확보하거나 배당수익을 늘리면서 본업에서 이익 부진에 대한 공백을 메꾸고 있다.


문제는 협성종합건업의 단기매매증권 투자가 경영 안정성과 재무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은 한계가 있는데다 주가 변동성에 따라 손익 규모가 불확실해서다.


◆ 매출‧순이익 늘었는데…단기차입금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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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업계에 따르면 협성종합건업은 지난해 매출액은 4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늘었으며, 순이익은 28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환승센터 건축공사, 평택 1부두 유지준설공사 등 기수주했던 프로젝트의 공정률에 따라 잔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매출 및 이익에 반영됐다.


협성종합건업이 매출과 이익이 늘긴 했지만 채무 및 부채가 늘어 재무건전성이 다소 저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협성종합건업의 공사미수금과 미수금은 총 6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특히 협성르네상스, 피큐건설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받지 못한 자금은 약 34억원 정도다.


아울러 1년 동안 빌린 단기차입금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2022년 357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은 653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메리츠증권으로부터 보유하고 있던 BNK금융지주 주식을 담보로 230억원을 단기차입금으로 빌렸다.


◆ 주식투자 큰 손…보유주식 규모 1235억원에 달해


이 같은 차입금 급증 배경에는 주식투자 확대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협성종합건업의 보유 단기매매증권은 1285억원이다. 이는 전년(554억원)에 비해 2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실제로 협성종합건업의 보유 주식은 ▲테슬라 ▲SK하이닉스 ▲네이버 ▲KODEX코스닥 150레버리지 등이며, 총 주식 취득원가는 1144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협성종합건업의 보유주식 가치는 140억원 가량 올랐다. 특히 테슬라 주식은 64억원에 매수했지만, 지난해 말 평가가치가 132억원 정도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아울러 배당수익을 통해서 35억원의 이익을 내기도 했다. 협성종합건업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자회사로 둔 BNK금융의 3대 주주다. 지난해 말까지 협성종합건업은 2000만주를 보유했었다. 지난해 BNK금융지주의 배당 수익률은 10.77%에 달해, 타 금융기관의 평균인 4~6% 배당수익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협성종합건업은 올해 초에도 BNK금융지주의 주식 76만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보유 지분율은 기존 6.21%에서 6.45%로 올랐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배당수익률이 적용되면 배당수익도 그만큼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BNK금융으로부터 배당금을 약 20억원 받았다. 올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배당수익률이 적용되면 7000만~8000만원의 배당수익을 더 거둬 들일 수 있다.


협성종합건업 보유 주식 주가 등락률 (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기자)

◆ '염불'보다 '잿밥'…주식투자, 본업 경쟁력 훼손 우려


협성종합건업은 지난해 영업외수익으로 305억원을 거뒀다. 이는 건설업을 통해 얻은 영업이익보다 12배 넘은 규모다. 삼성전자 주식 매각 등 단기매매증권 처분이익으로만 96억원을 냈다. 단기매매증권은 이익을 얻기 위해 단기간의 매매가 가능한 금융자산으로, 주로 주식, 채권 등이다.


협성종합건업은 필요할 때마다 투자 명목으로 갖고 있는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현금자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 보유한 우량주식들은 현금유동성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셈이다. 협성종합건업이 보유하고 있는 단기매매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가치가 1285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본업이 아니라 주식 투자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과도한 투자가 자칫 경영 안정성과 재무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어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잉여자금을 통해 가외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이지만 협성종합건업처럼 자산의 3분의 2 정도가 투자자산인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협성종합건업의 단기금융상품과 단기매매증권, 투자자산 등을 모두 합치면 약 1317억원이다. 총 자산은 약 2024억원으로, 이 중 65%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실제로 협성종합건업이 지난해 순이익에서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영업외수익을 빼고 나면 사실상 마이너스(-)다. 본업인 건설사업에서는 수익이 나지 않았다고 얘기다. 그 대신 주식투자 등 영업외수익에만 의존했었던 셈이다. 


아울러 주가 변동성이 큰 상황에 따라 손익 규모의 예측도 불가능하다. 협성종합건업의 보유 주식은 최근 국내증시 부진의 영향을 받고 있다. 보유 주식 중 테슬라와 LG전자, 네이버의 주가는 매입가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포스코홀딩스 등 일부 주식의 주가는 매입가 대비 10~15% 떨어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처분 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수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협성종합건업 관계자는 "건설경기 리스크 관리를 위해 주택사업을 접고 공공공사를 위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며 "보유 주식은 필요에 따라 현금유동성 확보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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