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패션플랫폼 에이블리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경신했지만 적자 탈출에는 실패했다. 외형 확장을 위해 지출한 막대한 판매관리비가 수익성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에이블리는 수년간 누적된 적자로 자본잠식상태 역시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매출 3697억원을 기록해 전년(3343억원) 대비 10.6% 증가했다. 전사 거래액도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흑자전환은 성공하지 못했다. 에이블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44억원, 당기순손실은 3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영업손실 154억원, 당기순손실 179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손실이 이어졌다. 에이블리는 외부감사를 받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2023년을 제외하고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에이블리가 지난해 적자 탈출에 실패한 건 막대한 판관비 부담 탓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이 회사의 판관비는 2901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이는 매출의 약 78%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판관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급수수료는 1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늘었다. 광고선전비 역시 471억원으로 11.3% 증가하며 마케팅 비용 부담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익성 관리보다는 외형 성장에 방점을 둔 전략을 지속해온 여파로 해석된다. 패션 플랫폼 업계 전반에서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만큼 에이블리도 판관비 지출을 확대하며 이용자 유입과 거래액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점유율 확보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처럼 외형 성장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적자가 지속되며 재무부담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에이블리의 결손금은 2024년 2222억원에서 지난해 2252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결손금이 자본총계를 초과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2020년 이후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자본총계는 마이너스(-)552억원으로 집계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머물렀다.
단기 유동성 지표도 약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에이블리의 지난해 유동비율은 66.98%로 전년(67.6%)보다 하락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으로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통상 100%를 밑돌 경우 보유한 단기 자산만으로 단기 부채를 모두 상환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지난해 에이블리의 유동비율이 낮아진 것은 유동자산보다 유동부채의 증가 속도가 더 가팔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금 증가 등에 힘입어 유동자산은 1245억원으로 전년 대비 9.31% 늘었지만 미지급금(960억원) 확대 영향으로 유동부채는 1860억원으로 10.32%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 증가 속도가 자산 증가율을 웃돌며 단기 상환 여력은 다소 둔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에이블리와 남성 패션플랫폼 4910, 일본 서비스 아무드 등이 단일법인 체제 내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감사보고서상 전사 손익에는 본업 플랫폼에서 창출된 이익과 신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비용이 함께 반영된다"고 밝혔다.
이어 "전사 기준의 수치는 수익성 약화나 유동성 문제로 해석하기보다 오히려 스타트업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체질을 개선하며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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