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최윤범 회장은 이사회를 지켜낼 수 있을까. 절반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주주제안을 통해 6인 이상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모두 선임하더라도, 최 회장 측이 신규 이사를 추가 선임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경우 보드진의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함께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발행주식총수의 약 5.34%를 확보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오는 17일 해당 물량을 모두 매수하면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보유 지분율은 38.47%까지 치솟는다. 아울러 고려아연의 대항 공개매수 규모에 따라 변동이 생길 수 있지만 15% 수준일 경우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은 고려아연 의결권을 과반 가까이 확보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와 함께 조속한 시일 내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이사회 장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 등 총 13명인데, 이중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하고는 모두 최윤범 회장 측 인사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에 대한 확실한 지배력을 갖기 위해 새로운 이사회 구축에 나서지 않겠냐는 것이다.
일단 고려아연의 정관만 놓고 보면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 회사가 정관에 이사 규모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데다, 사외이사의 경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자 중 선임하도록 규정해 놓은 까닭이다. 아울러 상법상 주주제안권을 가진 주주가 주총 6주 전에 추천한 사외이사를 후보로 포함시켜야 하고, 상장회사의 경우 사외이사를 과반수 이상 둬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최소 6인 이상의 사외이사 후보가 포함된 12명의 이사 후보를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하고, 이들을 모두 선임하는데 성공하면 이사회 구도가 12(최윤범 측)대 13(장형진 영풍 고문+신규 12인)으로 변경돼 경영권 확보가 가능해진다.
다만 최윤범 회장 측도 방어가 가능하다.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건 4분의 1이 출석한 가운데 출석 과반이 동의하면 통과되는 일반결의 사항인 만큼 최 회장 측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제안 후보 규모에 맞춰 신규 이사를 선임할 경우 보드진 우위를 유지할 수 있어서다. 이럴 경우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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