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우세현 기자]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한 조치
중국 규제 당국이 자국의 AI 반도체 기업 육성을 위해 엔비디아를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있습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의 산업정보기술부를 포함한 여러 중국의 규제당국이 엔비디아의 반도체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이 지침은 법적 효력은 없으나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요. 중국 규제당국들은 중국 기업들이 AI 모델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데에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H20 칩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습니다.
이 H20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위해 특별히 설계한 AI 가속기입니다. 미국 정부가 첨단 칩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하자 엔비디아는 이에 대응한 제품을 설계했습니다. H20은 엔비디아의 H100을 기반으로 하지만,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성능은 다소 제한되어 있습니다.
H100보다 성능이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H20은 중국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제품 대신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없는 탓입니다.
현지 기업을 키우고 싶은 중국 정부
중국 규제당국은 미국의 추가 규제 가능성에 대비해야만 하는데요. 이미 미국 정부의 수출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당연히 자국 기업 육성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엔비디아 칩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의 핵심에는 바로 '자국 기업 키우기'가 있습니다. 중국의 주요 AI 기업으로는 캠브리콘 테크놀로지스와 화웨이 테크놀로지스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더 좋은 AI 칩을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탓에 '밀수'가 이뤄지고 있죠. 지난 7월 월스트리트 저널은 싱가포르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에게 칩 1개 당 100달러의 수수료를 주고 엔비디아 반도체 6개를 밀반입한 사례를 취재해 보도를 낸 바 있습니다.
8월 12일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말레이시아 브로커를 통해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 있는 브로커가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구매하고, 이를 중국 모기업이 세운 말레이시아 법인의 페이퍼 컴퍼니에 다시 판매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말레이시아 현지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우기 위한 웹사이트 및 이메일 제작 등 필요한 절차 역시 브로커 측에서 담당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9월 27일(현지시간) 2.13% 하락한 121.40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기록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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