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세아베스틸지주가 해외 자회사에 대한 채무보증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 태국 등에 있는 해당 법인의 영업 성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자 운영비 등을 지원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세아베스틸지주 역시 해외법인들이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아 경영사정이 녹록지 않다 보니 원활한 차입을 위해 채무보증을 늘리고 있단 입장이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올해 상반기 SeAH Global Vina Co., Ltd.(베트남법인), SeAH Global Japan Co., Ltd.(일본법인), SeAH Global Thailand Co., Ltd.(태국법인), 정선라임 등에 총 129억원의 채무보증을 지원했다. 지난해 채무보증금액까지 합치면 총 396억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베트남법인 250억원 ▲일본법인 51억원 ▲태국법인 84억원 ▲정선라임 11억원의 채무보증을 섰다.
이 회사가 해외 자회사 채무보증에 나선 건 해당 지역에서 영업이 원활치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베트남법인만 하더라도 당초 근방에 많은 자동차 및 산업기계 부품회사가 위치해 있는 만큼 적잖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연간 1만5000톤의 무계목 강관(베어링 부품소재)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립했다. 하지만 해당 시장의 중국 점유율이 90% 수준에 달하다 보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로 인해 세아베스틸지주가 가장 많은 채무보증을 서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특수강은 품질과 레퍼런스가 중요한 시장"이라면서도 "동남아의 경우 고정 공급처가 아닌 이상 가격을 중요시 하는 업체들이 많아 가격경쟁력에서 중국 제품을 이기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아베스틸지주 베트남법인의 경우도 품질은 월등하지만 이 지역에서 업력도 짧고 가격 측면에서도 중국 업체에게 밀리다 보니 수요처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아베스틸지주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해외 자회사들의 시장 연착륙을 돕기 위해 채무보증을 통해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있단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외법인의 창고 증설 등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의 현지 조달을 위해 채무보증을 했다"며 "베트남과 태국 등 법인의 규모가 작은 만큼 지주사가 채무보증을 진행하는 것이 원활한 차입 및 조달금리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세아베스틸지주가 해외 자회사들을 마냥 지원하는 게 아닌 경쟁력을 제고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세아베스틸지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세아베스틸지주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923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 줄었고, 영업이익은 849억원으로 44.8% 감소했다.
이에 대해 세아베스틸지주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 및 태국 법인 등이 안정적인 상업가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영업보다는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한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가동률이 우상향 추세고, 수요가 있는 지역에 진행한 투자라 점진적으로 (해외 자회사들의) 경영사정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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