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자산운용도 과거와 달리 펀드보다는 ETF(상장지수펀드)가 중심이 되고 있다. (중략)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운용 성과와 이에 따르는 자산 규모가 운용사 순위를 정한다는 사실이다."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강조한 부분이다. 이 말에는 김 대표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 역시 담겨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ETF 시장에서 KB자산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고민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민을 반영한 듯 김 대표는 임기 첫해인 올해 ETF 사업과 관련해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ETF 사업과 인력 개편을 추진했고 ETF 브랜드 자체도 리브랜딩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15일 기준으로 ETF 전체 순자산총액 12조4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8조4532억원)와 비교해 3조5958억원(42.5%) 늘어난 수준이다.
준수한 성과로 볼 수 있지만 시장점유율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같은 기간 KB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 기준 ETF 시장점유율은 8.3%에서 7.6%로 0.7%포인트 떨어졌다. 국내 ETF 시장 3위 자리는 지키고 있지만 전체 시장의 성장세를 쫓아가지는 못했다.
그러는 동안 시장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순자산총액을 꾸준히 늘리면서 KB자산운용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시장점유율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1년 사이 5%에서 6.8%로 1.8%포인트 상승했다.
그 결과,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간 시장점유율 차이를 보면 3.3%포인트에서 0.8%포인트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두 기업의 ETF 순자산총액 격차는 1조2827억원으로 약간 여유가 있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시장점유율 순위가 뒤바뀔 여지가 생긴 셈이다.
ETF 시장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양강 구도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KB자산운용이 차별화된 입지를 굳히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I(인공지능) 테마 ETF 등을 대거 출시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김영성 대표는 이렇게 한국투자신탁운용과의 ETF 시장점유율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에서 KB자산운용 대표를 맡게 됐다. 임기 안에 어떤 방식으로든 ETF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려 현재의 위기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김 대표가 첫 임기 2년 보장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는 어느 정도 있다. 그러나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추격 속도도 그만큼 빨라지고 있다. 자칫 두 기업의 ETF 시장점유율 순위가 바뀌기라도 한다면 김 대표의 거취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김 대표가 올해 초부터 ETF 사업 개편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해되는 처사다. 본래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공단 초대 해외투자팀장 출신으로 채권과 연금 투자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평가됐다.
그러나 김 대표는 시장점유율 3위 자리가 흔들리자 ETF 사업 정비부터 나섰다. ETF마케팅본부와 ETF운용본부를 ETF사업본부로 통합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 출신의 김찬영 상무를 ETF사업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KB자산운용은 금정섭 전 ETF마케팅본부장이 한화자산운용으로, 차동호 전 ETF운용본부장이 키움증권으로 떠나고 주요 ETF 운용역들이 다른 곳으로 이탈하는 등 내홍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도 김 대표는 ETF 사업 정비를 지속한 끝에 ETF 리브랜딩이라는 결과물을 내놨다. KB자산운용 ETF 브랜드는 'KBSTAR'였다. 그러나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모든 ETF 상품에 붙은 브랜드 이름을 'RISE'로 바꿨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브랜드 변경은 ETF 사업 방향과 브랜드 전략의 전면적 개편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ETF 리브랜딩에 발맞춰 개인투자자를 노린 ETF 신상품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S' 7월 말 출시를 준비하는 등 상품 라인업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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